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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조양호 회장 별세…한진그룹 경영 변화 생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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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톡톡]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별세

세계일보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실패에도 굳건할 것으로 예상됐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영향력이 그가 별세함에 따라 사라질 것으로 보이면서, 그룹 내부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쏠린다.

대한항공은 조 회장이 8일(한국시간) 0시 16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사인은 폐질환으로 알려졌으며, 대한항공은 운구 및 장례 일정과 절차는 추후 결정되는 대로 알릴 예정이다.

◆사내이사 연임 실패에도 굳건하리라 예상된 조 회장 영향력

조 회장이 지난달 27일 열린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했을 때도 전문가들은 그의 그룹 내 영향력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당시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진그룹의 실질적인 변화는 내년 한진칼의 정기 주총 결과를 봐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조 회장의 한진칼과 한진 사내이사, 조원태 사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는 각각 내년 3월까지 남아있고, 주총 결과만으로 대한항공의 본질 가치 자체가 바뀌었다고 평가하는 것은 이르다”고 말했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조 회장이 직접 이사회에 참석할 수는 없지만, 기존 이사회 멤버들을 통해 대한항공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최대주주의 찬성 없이 신규 사내이사를 선임하기 쉽지 않으므로 기존 사내이사 3명을 유지하면서 조원태 사장 체제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조 회장의 아들인 조원태 사장이 대한항공의 대표이사 및 회장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며 “조 회장은 그를 통해서도 회사 내 중요한 사안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조 회장의 대표이사 재선임 부결이 그룹 지배구조의 변경을 초래할 가능성은 없다”고 예상했다.

같은달 29일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측근인 석태수 대표이사가 과반 찬성표를 받아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하면서 “예상된 결과였다”는 말이 일각에서 나왔다.

세계일보

◆조 회장의 별세, 그룹 운영에도 변화 예상

전문가들은 조 회장의 별세로 한진그룹 운영에 적잖은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경제학)는 8일 통화에서 “그룹 총수가 세상을 떠나면 통상적으로 기업 내에 영향력을 주는 건 사실”이라며 “그룹 경영의 불확실성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어떻게 찾을지가 현재로서는 가장 중요한 문제다”라고 진단했다.

성 교수는 이어 “(그룹 내에 마련된) 제도화 틀을 거쳐 (경영권) 문제 해결에 접근하는 게 좋다”며 “앞으로 나아갈 길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경영권을 둘러싼 문제가 행여라도 불거진다면 그룹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룹 총수의 공석은 계열사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직원들이 흔들리지 않고 회사 운영을 따라가는 것도 숙제다”라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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