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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조양호 회장 별세…대한항공 ‘3세 경영’ 어떻게 이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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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승계 가속화? 상속세·지분 이양 숙제

세계일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8일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대한항공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벌써부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경영계에서는 조 회장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으로 경영권 승계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데요.

다만 약한 지배구조, 각종 견제 속에 조 사장 경영권 승계가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장남 조원태 사장, 경영권 순조롭게 물려받을 수 있을까?

조 회장은 지난달 27일,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하면서 대한항공 대표이사직은 상실했으나 여전히 미등기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었는데요.

조 회장 별세에도 당장 그룹 계열사 경영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입니다.

지난달 지주회사인 한진칼 주총에서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등 외부 견제에도 조 회장 측근인 석태수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했고, 조 회장 측 지분을 통해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했기 때문입니다.

세계일보

향후 대한항공은 '포스트 조원태' 체제로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 말 조 회장이 요양 목적으로 미국으로 출국하자 올해 시무식을 직접 챙기면서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보였는데요. 그는 한진칼 대표이사도 겸하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자연스럽게 조 사장이 대한항공 대표이사 및 회장으로 가능성이 높습니다.

조 사장으로의 경영권 승계가 추진되겠으나, 조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지분 상속·승계가 순탄하게 이뤄지는 게 어려울 수 있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데요.

한진칼 지분 구조를 보면 조 회장 일가의 우호 지분이 28.95%입니다. 이 가운데 조 회장이 17.84%를 보유하고 있으며, 조 사장 2.34%,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2.31%,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2.30% 등으로 조 회장 자녀 지분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는 상속세와 지분 이양 등 숙제를 풀어야 하는데, 갑작스러운 별세로 시간이 부족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상속세율을 50%로 가정할 때(상속세율 단순 적용), 한진칼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0.03%입니다.

KCGI 및 국민연금 합산지분은 20.81%여서 단순 계산으로도 조 사장 측이 최대주주 지위를 위협받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막대한 상속세 현물로 납부?” 자금 여력 부족, 주식 매도해야 할 수도

조 회장의 보유 주식은 유족들에게 상속될 것으로 보이나, 이럴 경우 막대한 상속세가 예상됩니다.

세계일보

현행 상속·증여세는 과세표준에 따라 누진세율이 적용돼 30억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50%를 상속세로 내야 하는데요. 주식의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에 대한 할증 20~30%를 적용해 상속세율이 최대 65%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조 회장의 별세에 따른 지분구조 변화가 없었을 때에도 그룹 경영권 향배는 조 사장 사내이사 재선임안이 상정될 한진칼 주주총회에 달려있다는 관측이 많았습니다.

향후 조 회장의 지분을 상속받은 가족들이 별탈 없이 막대한 상속세를 현물로 납부하고, 지분율을 유지하게 될 경우 상황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다만 상속세를 현물로 납부할 자금 여력이 없을 경우 주식매도가 불가피해집니다.

한편 조 회장 별세 소식에도 한진칼 우선주가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한진그룹주가 강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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