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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이재용·구광모 '세대교체 韓 기업들'…한진도 '3세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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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조양호 회장 별세 '세대교체' 바람…젊은 오너 앞 지배구조 개편, 신성장동력 발굴 등 과제 산적]

머니투데이

국내 간판 그룹이 창업 3·4세 오너 체제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8일 숙환으로 별세하면서 재계에 다시 한 번 세대교체 바람이 부는 분위기다.

젊은 오너 경영인 앞엔 지배구조 개편과 신성장동력 발굴, 글로벌시장 불확실성 대응, 기업 이미지 쇄신 등 녹록지 않은 현안이 산적하다. 이제 막 경영 시험대에 오른 경우 리더십과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부담도 크다.

◇ LG 이어 한진도…새 리더십 조기안착이 관건 = 고 조양호 회장의 장남이자 조중훈 한진 창업주의 손자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43)은 유례없는 그룹 위기 상황에서 지휘봉을 잡게 됐다. 당장 경영권 유지부터 고민해야 할 상황이다.

최근 표대결을 벌인 행동주의펀드 KCGI(보유지분 12.68%)를 상대로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자면 선친인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17.84%)을 최대한 상속해야 하지만 총 20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 부담이 적잖다.

'땅콩회항' '물컵 갑질' 등 오너 일가의 잇단 파문으로 돌아선 시장과 주주들을 돌려세우는 것도 만만찮은 과제다. 지난달 27일 대한항공 정기주주총회에선 고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이 무산된 상황이다.

지난해 본격적인 4세 경영의 돛을 올린 LG그룹의 경우 오너 일가의 확고한 장자승계 가풍 때문에 비교적 조기에 구광모 회장 체제가 안착됐다. 숙부인 구본준 전 LG 부회장의 계열분리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비주력사업을 매각하고 미래성장동력에 박차를 가하는 사업재편이 한창이다.

자동차 전자장비, 로봇, 인공지능, 배터리 등 미래성장동력 부문에 구 회장(41)이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 고참 오너십의 신규 과제 '변화·혁신' = 삼성그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1)이 지난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총수로 지정되면서 2014년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뒤 4년 만에 공식적으로도 3세 경영의 막을 올렸다. 이 부회장의 재판이 아직 끝나지 않아 표면적으론 조용한 것처럼 보이지만 최근 변화는 다른 어느 그룹보다 파격적이다.

10년을 끌어온 반도체 백혈병 분쟁을 매듭짓고 불법파견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임직원 8000명을 정규직으로 고용한 게 대표적이다. 그룹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 해체, 계열사별 이사회 중심 경영시스템 도입, 주식 액면분할 등 구조적인 변화의 폭도 크다.

현대차그룹 3세 정의선 수석부회장(50)도 지난달 현대차 주총에서 대표이사에 선임되면서 실질적인 경영 운전대를 잡았다. 오는 9일 인도 출장길에 오르는 등 국내외 실적 악화에 대응한 현장경영에 눈코 뜰 새가 없다.

미국 헤지펀드 엘리엣매니지먼트와의 마찰로 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잠정 중단됐지만 보완 논의도 주도하고 있다. 차세대 동력으로 꼽는 수소연료전지차(FCEV) 개발도 정 부회장의 주요 관심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59)은 주요 그룹 총수 중에서 가장 먼저 '젊은 리더'로 데뷔했다. 1998년 선친인 고 최종현 회장에 이어 38세 젊은 나이에 취임해 'SK그룹=내수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어 내면서 성공적인 기업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엔 다보스포럼 등에서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 전도사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3세 데뷔 앞둔 한화·현대重도 경영수업 박차 = 4세 경영을 가장 먼저 시작한 곳으로는 두산이 꼽힌다.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 박정원 회장(57)이 지난달 취임 3주년을 맞았다. 2016년 당시 두산은 재무건전성 악화와 실적 부진에 시달렸지만 박 회장 취임 이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공격적인 경영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그룹 회장이나 CEO(최고경영자)는 아니지만 보폭을 넓히는 3세도 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대주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37)은 공식 직함만 3개다. 경영권 승계를 앞두고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 현대중공업 선박해양영업부문장,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으로 산업용 로봇, 선박 애프터서비스, 의료 빅데이터 등 신사업의 선봉장에 섰다.

젊은 후계자 그룹에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형제가 주목받는다.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36)는 사업구조 체질개선과 생산성 혁신 등을, 동생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34)는 그룹 내 금융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심재현 기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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