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남매 포함 일가 지분 28.9%
국민연금+강성부펀드 19.3%
지분 확보 경쟁 벌어질 가능성
한진칼 주가 어제 20%대 급등
최소 1800억원 상속세가 변수
우선 장남 조원태(44) 사장이 승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2016년 대한항공 대표이사에 오른 조 사장은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경영을 책임져 왔다. 문제는 지난해 이후 그룹 안팎의 악재가 겹쳤고, 조 회장이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승계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한진그룹은 지주사인 한진칼을 정점으로 한진칼→대한항공·한진→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한진칼의 개인 최대주주는 조 회장(17.84%)이며 조원태 사장(2.34%), 조현아 전 부사장(2.31%), 조현민 전 전무(2.30%) 등의 지분은 크지 않다. 결국 조 사장이 그룹 경영권을 갖기 위해선 아버지 조 회장의 지분을 상속받아야 하는데 막대한 상속세가 과제로 남는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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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사장의 경우 상황이 좋지 않다. 구 회장이 비교적 승계 준비의 여유가 있었던 반면 조 사장은 수년간 일가의 ‘갑질 논란’과 실적 하락에 시달렸다. 행동주의 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펀드)의 경영권 위협과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발동 등이 더해지면서 지분 매집 등 승계를 준비할 여유가 없었다.
조 회장이 보유한 한진칼·대한항공 등 그룹 상장 계열사의 주식가치는 약 3600억원으로 단순히 상속세율 50%를 적용해도 세금만 1800억원에 달한다. 경영권을 상속받을 경우 주식가치의 30%를 가산하게 돼 있어 최종 상속세는 더 많아질 수 있다. 문제는 조 회장의 지분을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삼남매가 나눠 받든, 조 사장 등 한 명이 상속하든 세금을 내고 나면 지분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조 회장 일가와 특수관계인 지분(우호지분)은 기존 28.95%에서 20% 미만으로 떨어질 수 있다. 한진칼 2대 주주인 KCGI 지분(12.68%), 국민연금 지분(6.64%) 등과 비교할 때 경영권 자체가 위협받을 수도 있다.
상속세를 낼 자금 마련도 쉽지 않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주식담보대출과 배당 등의 방법을 생각할 수 있는데, 대출에는 한계가 있어 배당을 증액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한진그룹 상장사 주가는 동반 상승했다. 한진칼은 전날보다 5200원(20.63%) 오른 3만400원에 장을 마쳤다. 한진칼 우선주는 상한가(29.91%)까지 뛰어올랐다. 한진도 전날보다 5450원(15.12%) 오른 4만1500원에 마감했고, 대한항공(1.88%)과 진에어(3.4%)·한국공항(4.76%)도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다.
앞으로 지분 쟁탈전이 벌어질 것을 염두에 둔 시장 흐름이란 분석이 가능하다.
이동현·정용환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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