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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비상 걸린 한진家] 한진칼 28.8% 보유한 한진家, 조원태 사장에 지분 모아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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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 등 외부견제 방어 가능.. 두딸 한진칼 지분 매각땐 변수


파이낸셜뉴스

추모 플래카드 걸린 대한항공지난 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폐질환 치료를 받던 중 타계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추모하는 플래카드가 9일 오전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사옥 외벽에 설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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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타계하면서 한진가의 경영권 승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 회장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탓에 경영권 승계에 대한 준비가 없었던 데다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등 외부세력의 공격을 감안하면 경영권 승계과정이 녹록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한진가의 지분구도로 볼 때 경영권 확보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조원태 사장, 경영권 승계 속도

9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고 조양호 회장의 자녀 중 현재 그룹 내 직함을 가진 이는 장남 조원태 사장이 유일하다. 조 사장은 그룹 지주회사 한진칼과 주력 계열사 대한항공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차녀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은 이른바 '땅콩 회항' '물컵 갑질' 등으로 경영에서 손을 뗐다. 전날 조 회장의 사망 보도 이후 그룹 경영권 승계가 원활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면서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주가가 20%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조 회장의 세 자녀 지분이 거의 엇비슷해 어느 한쪽으로 확실한 승계구도가 잡히지 않는 데다 외부세력의 견제를 막아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 탓이다.

그러나 재계에선 조 회장과 함께 그룹을 경영해왔던 장남 조원태 사장에게 그룹 경영권 승계가 속도감 있게 이뤄질 것으로 봤다. 다만 조 사장이 경영권을 승계하려면 취약한 지배구조를 극복해야 한다. KCGI나 국민연금 등 외부세력의 지분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진그룹 최상단에는 지주회사 한진칼이 있다. 이어 대한항공과 ㈜한진이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그룹 경영권 확보에 핵심인 한진칼 지분은 한진가가 28.8%로 가장 많다.

한진가 지분 중에선 조 회장 지분이 17.84%(우선주 지분 2.40% 제외)로 대부분이다. 조원태(2.34%), 조현아(2.31%), 조현민(2.30%) 등 세 자녀의 지분은 모두 3%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외부세력 지분율은 KCGI가 12.8%, 국민연금이 6.7%이며, 외국인 등 기타 주주 지분이 51.6%다. 그러나 조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세 자녀에게 넘겨주고 조현아, 조현민 두 딸이 상속 지분을 조원태 사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우호 지분으로 남겨둔다면 한진가의 경영권 확보에는 큰 문제가 없다.

■한진칼 지분 매각 없이 상속세 마련

조 회장이 유언을 통해 지분 상속과 관련한 법적인 정리를 끝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현재로선 유언이나 유언장의 유무는 확인되지 않았다.

별도의 유언이 없다면 배우자와 자녀에게 재산이 상속된다. 배우자가 자녀보다 50%를 더 받는다. 상속세율은 상속액이 30억원을 초과할 경우 50%로 책정된다. 만약 최대주주 주식을 상속받을 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주식 평가 시 시가의 20~30%를 할증하게 돼 있다. 한진칼은 조 회장 지분이 50% 미만이라 20% 할증 대상이 된다. 이를 감안하면 경영권 승계 시 부담해야 하는 세율은 약 60%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조 회장이 남긴 재산은 한진칼 지분(약 3221억원), ㈜한진 지분 6.87%(약 348억원), 대한항공 지분 2.4%(약 9억원) 이외에도 현금과 부동산, 비상장 주식까지 있다. 지분상속으로 추정되는 상속세만 1700억원이 넘는다.

당장 상속세 재원으로 쓸 수 있는 자산은 ㈜한진, 정석기업, 토파스여행정보, 대한항공 지분으로 약 750억원의 재원 마련이 가능하다. 또 ㈜한진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등의 자산매각을 통해 배당금을 늘리고 보유·상속지분을 담보로 대출도 받을 수 있다.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한진칼 지분을 팔지 않고도 상속세를 낼 수 있다는 이야기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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