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이슈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인수

금호아시아나 자구책 제안…최종구 “3년은 너무 길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3년은 너무 길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자구책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11일 본지 기자와 만나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이 시장의 반응, 다 감안해서 판단하겠지만, 모든것을 다 내려놓고 퇴진하겠다고 했는데.또 다시 3년의 기회를 어떤 의미인지 그런 것들을 잘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채권단이 판단할 게 아무래도 회사가 제출한 자구계획안이 과연 진정성을 가지고 최선을 다한 것인지, 박 회장님 물러나시면 아들이 경영하시겠다는 두 분은 다른지 달라진다고 볼만한지 이런 것까지 판단할 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날 산업은행 관계자는 “오늘 중 금호 측 자구안에 대해 주채권은행으로서의 입장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상 가능 시나리오는 두 가지다. 자구안 보완을 요구하거나, 아예 거부하고 박 회장 측에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압박하는 것이다. 기존 자구안을 산은이 그대로 받을 가능성은 현재로선 매우 낮다.

금호 측은 자구안에 대해 ‘가능한 모든 카드를 내놨다’고 했지만 산은과 금융당국은 아직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산은이 박 전 회장 등 대주주 일가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준다면 자구안 보완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금호 측이 제시한 ‘3년’이라는 시간이다.

금호는 3년 동안 경영정상화에 전념한 뒤 다시 평가를 받겠다고 했다. 목표에 미달하면 그때는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해도 아무 소리 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시간 벌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지난해 재무구조개선 양해각서(MOU)와 마찬가지로 기한을 1년으로 하자고 제시할 공산이 크다.

금호 측이 약속한 경영권 포기 문제도 2% 부족하다.

박삼구 전 회장의 경영 복귀는 없다고 약속했지만 박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의 경영권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이 없었기 때문이다. 차후 승계가 이뤄진다면 박 회장 일가가 금호그룹과 아시아나항공을 경영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때문에 박세창 사장도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금융당국에서는 단순히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게 정답은 아니라고 본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대주주 일가는 소유만 하고 전문경영진을 둔다고 해서 회사의 상태가 무조건 나아지리란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책임있는 대주주’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당국의 이같은 언급은 결국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압박하는 시나리오와 닿아있다.

오너 일가가 시장의 신뢰를 잃은 만큼 더 이상의 기회를 못 주겠다는 것이다. 결국 정상화를 위해 아시아나항공에서 ‘금호’를 떼라는 지적이다.

이 경우 금호 측 반발이 거셀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팔린다면 금호그룹은 사실상 해체 수순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어렵다. 금호가 유일한 호남기반 주요 대기업이라는 점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배두헌 기자/badhoney@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