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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7년만에 낙태죄 선고…헌재 앞 찬성-반대 맞불 기자회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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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2시 판결 앞두고 낙태죄폐지 찬반 기자회견

찬성 "여성의 권리 고민하게 하는 판결 나와야"

반대 "말도 못하는 태아 권리 왜 짓밟으려 하나"

이데일리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위헌여부 판결이 열린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낙태법 폐지 찬성을 주장하는 시민단체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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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헌법재판소(헌재)가 11일 오후 2시 7년 만에 낙태죄 처벌 형법에 대한 합헌 여부를 선고할 예정인 가운데 선고 직전까지 낙태죄 폐지를 둔 찬성과 반대 양측의 기자회견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청년·학생단체 △종교계 △청소년단체 △성과재생산포럼 △교수·연구자 △장애인단체 △진보정당 △의료계 등은 서울 종로구 헌재 정문 앞에서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고려대 정치경제학연구회 ‘수레바퀴’의 최서현씨는 “오늘 판결은 국가가 출산에 대해 처음으로 여성의 권리를 보장하고 가족제도를 고민하게 하는 판결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종교계 역시 성명서를 통해 “여성은 아이를 낳기 위한 도구가 아니며 교회는 오랜 시간 외면해 온 여성의 고통을 경청하고 사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의 출산 정책은 강력한 산아제한 정책에서 출산 장려로 바뀌었는데 이는 겉으로는 반대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성의 출산을 제도 안으로 편입하려는 강력한 통제정책”이라고 말했다. 신상숙 서울대 여성연구소 연구원도 “법에는 남성이라는 표현은 없지만 부녀라는 표현은 형법 269조에 남아 있다”며 “성평등한 나라로 가기 위해선 낙태죄를 폐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1시쯤부터는 낙태죄 처벌 조항의 현행 유지 결정을 주장하는 시민단체들의 맞불 기자회견이 헌재 정문 앞에서 낙태죄 폐지 측의 기자회견과 동시에 진행됐다.

송혜정 낙태죄폐지반대국민연합 대표는 “지난해 5월부터 낙태죄 유지를 위해 헌재 앞을 매일 지켜왔다”라며 “생명을 존중하는 낙태죄를 합헌이라고 판결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 대표인 주요셉 목사도 “말도 하지 못하는 약자인 태아의 인권을 왜 짓밟으려 하느냐”며 “우리 모두는 과거에 다 태아였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헌재는 낙태죄를 처벌하는 현행 헝법 269조 1항과 270조 1항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 대한 선고를 내린다. 자기낙태죄라고 불리는 269조는 약물 등 기타 방법으로 낙태를 한 경우 1년 이하 징역이나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동의낙태죄인 270조는 낙태를 도운 의사를 2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하도록 한다.

앞서 헌재는 2012년 8월 헌법재판관 4대 4 의견으로 낙태죄 처벌은 합헌이라고 결정했다. 당시 헌재는 “태아는 어머니와 별개의 생명체이고 인간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므로 생명권이 인정된다”며 “임신 초기나 사회적·경제적 사유에 의한 낙태를 허용하고 있지 않은 게 임산부의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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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낙태죄 처벌 조항의 합헌 결정을 요구하는 시민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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