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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손학규의 조건부 사퇴론 “추석까지 지지율 10% 안 나오면 그만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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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론에 휩싸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5일 "추석까지 새로운 정치를 위한 '제3지대'의 그림이 그려질 거로 본다. 그때까지 당 지지율이 10%에 이르지 못하면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운데)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 2019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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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당 회의를 주재하면서 "제가 마지막 희망 거는 곳이 바른미래당이다. 여기서 실패하면 손학규 정치는 실패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당초 최고위원회의가 예정돼 있었으나, 바른정당계 최고위원 3인(하태경·이준석·권은희)이 일주일 째 보이콧을 이어가면서 정족수 미달로 최고위가 불발됐다.

"당이 어수선해 대표로서 송구스럽다"며 말문을 연 손 대표는 “선거 참패 책임과 당 정체성 논란도 인정한다. 내년 총선을 이대로 치를 수 있느냐는 의구심과 비판도 모두 받아들인다"고 몸을 낮췄다. 그러나 "제가 자리보전을 위해 사퇴를 거부하고 있다는 비판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당 밖에서 당을 해체하기 위해 이쪽저쪽에서 흔드는 상황에서 제가 무책임하게 사퇴할 수 없다”며 사퇴론을 일축했다.

바른정당계 최고위원의 최고위 보이콧에 대해서는 "해당 행위"라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일부 최고위원이 최고위를 의도적으로 무산시켜 당무를 방해하는 행위, 당과 당원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발언을 한 행동은 대표로서 더는 좌시하지 않겠다”며 “지도부로서 성실의무 및 당의 발전에 협력할 의무를 위반하는 해당 행위다. 응분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손 대표는 현재 바른정당계 5선 의원인 정병국 의원에 혁신위원장직을 제안하면서 돌파구를 모색 중이다. "바른미래당은 무엇과 싸우고 누구를 대변하는지, 어떤 정치를 하려고 하는지 구체적으로 내놔야 한다. 이 일을 정병국 의원에게 부탁했다"며 "정 의원은 취지에 적극 공감하면서 당의 여러 분들과 의논해 결정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손 대표의 즉각 사퇴 거부, 조건부 사퇴 수용에 당의 갈등이 가라앉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혁신위원장직을 제안받은 정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지도부가 왜 당이 이런 현상에 빠졌는지 정확히 진단, 분석한 뒤 지도부의 대안을 제시해달라. 숙의 과정이나 합의 없이 각자의 의견들을 불쑥불쑥 언론에 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손 대표에게) 말했다"고 했다. 당내에선 "정 의원이 완곡한 거절 의사를 밝힌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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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아래 왼쪽 두 번째)과 정병국 의원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겸 의원총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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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손 대표가 최고위원들의 당무 거부를 해당 행위라고 했는데, 당무 거부는 김영삼 전 대통령도 대표 시절 청와대의 압박을 이겨내기 위해 상도동에 칩거하는 등 자주 있어 온 저항의 수단"이라며 "우리 당의 한 축인 패권에 대한 저항정신을 손 대표가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면 당무 거부는 정당하다"고 강조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대표의 안일한 인식이 안타깝다.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을 강행하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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