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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손학규 `배수진`…"추석전까지 당 지지율 10% 안되면 대표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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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퇴진 압박에 몰린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사진)가 "추석까지 당 지지율이 10%에 미치지 못하면 대표직을 그만두겠다"고 밝혔다.

바른정당 계열 의원들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는 사퇴 요구를 '조건부 사퇴'로 피해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손 대표는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추석 때까지는 제3지대의 그림이 그려질 것"이라면서 "그때까지 이를 만들기 위한 초석으로 당의 지지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면 저는 그만두겠다"고 밝혔다.

손 대표가 퇴진 조건을 제기했다기보다는 당장 사퇴를 할 수 없다는 데 무게를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그는 "제가 자리보전을 위해 사퇴를 거부하고 있다는 비판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제가 대표를 그만두는 순간 당은 공중분해될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는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한 상황에서 손 대표의 강행의지에 따라 개의됐다.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 등 바른정당 계열 3인방이 손 대표 사퇴를 요구하며 이날 회의도 불참한 데다, 권은희 정책위의장도 해외출장으로 참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손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의도적 무산이 계속된다면 대표의 권한으로서 지명직 최고위원을 지명해 긴급히 당무를 정상화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당과 당원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발언에 대해서는 이를 해당(害黨)행위로 간주하고, 응분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손 대표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바른정당 대표 출신 정병국 의원에게 혁신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손 대표는 이날 "정 의원께 당의 노선과 정체성을 제대로 정리해달라고 요청했다"면서 "(정 의원은)커다란 결단을 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 의원은 현 상황에서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 의원은 통화에서 "손 대표에게 어떤 자리를 제안받은 게 아니다"면서 "현재 당 상황에 대한 분석과 합의가 이뤄진 후에, 그에 맞는 역할을 내가 할 수 있으면 맡는것"이라고 했다. 손 대표가 요구한 역할에 대해 '당내 합의가 먼저'라고 내세웠지만 사실상 거부의사로 풀이된다.

한편 손 대표는 이날 "중도개혁 정당으로서의 바른미래당을 지키겠다"고 재차 밝혔다. 유승민 전 공동대표가 요구하고 있는 '개혁보수' 노선에 다시 한번 선을 그은 것이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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