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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역사가 불탔다"...노트르담 대성당 화재에 숭례문 데자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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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의 랜드마크인 노트르담 대성당이 15일(현지 시각) 화재로 인해 지붕과 첨탑이 붕괴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프랑스 역사가 담긴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마에 휩싸이자, 파리 시민들은 눈물을 삼켰다.

비슷한 장면은 11년 전에도 있었다. 2008년 2월 발생한 대한민국 국보 1호 서울 숭례문 화재다. 방화사건이었던 숭례문과 달리 노트르담 대성당은 균열 보수 과정에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되지만, 두 화재 모두 문화재사(史)의 비극으로 남게 됐다.

숭례문과 노트르담 대성당은 모두 수도 중심부에 자리한 대표 문화재다. 숭례문은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로 60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1398년 조선왕조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이후, 임진왜란의 전화 속에서도, 6·25의 포화 속에서도 살아남아 국민들의 사랑을 받은 건축물이다.

프랑스 구도심 시테섬에 자리한 노트르담 대성당은 1163년 루이 7세의 명령으로 건설이 시작돼 100여 년에 걸쳐 완성된 건축물이다. 나폴레옹의 대관식과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의 장례식 등 중세부터 근대 현대까지 프랑스 역사가 숨 쉬는 장소다. 1991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의 배경으로도 널리 알려져 하루 평균 관광객 3만명이 찾는 관광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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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저녁(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화재가 발생해 연기가 치솟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노트르담 대성당과 숭례문 모두 화재가 상단부에서 불이 시작돼 지붕을 잃었다는 점도 비슷하다. 숭례문은 화재 당시 불길이 잡히지 않아 지붕을 해체했고, 누각이 무너졌다. 노트르담 대성당도 공사를 위해 첨탑 주변에 빽빽하게 설치한 가설물과 성당 내부 목재를 중심으로 불이 나면서 나무와 납으로 만든 첨탑이 사라진 상태다.

다만 노트르담 대성당의 경우, 화재 5시간 만에 큰 불길이 잡혀 완전 붕괴는 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대국민 긴급 발표를 통해 "최악은 피했다"면서 "노트르담 대성당을 재건하겠다"고 했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복원 기간은 아직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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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화재가 발생한 숭례문에 소방관들이 잔불 진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선 DB


앞서 화재가 있었던 숭례문은 5년 2개월간의 복원 공사를 거쳐 지난 2013년 5월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276억7000만원의 예산과 연간 3만5000명이 복구공사에 투입되는 등 국내 문화재 복원 사상 최대 규모였다. 공사에 쓰인 나무만 25톤 트럭 28대분, 돌은 15톤 트럭 236대분이었다.

[안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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