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현지 시각) 화마(火魔)가 집어삼킨 프랑스 ‘파리의 심장’ 노트르담 대성당을 5년 내 재건하겠다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6일 발표했다. 그는 TV 생중계 대국민 연설에서 "우리는 노트르담 대성당을 이전보다 훨씬 더 아름답게 지을 것이다. 반드시 5년 안에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국가의 상징’인 노트르담 대성당 재건을 위해 프랑스 국민이 단합할 것을 촉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노트르담 대성당에 대형 화재가 발생한 다음 날인 2019년 4월 16일 파리 엘리제궁 집무실에서 대국민 TV 연설을 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우리는 대성당을 더 아름답게 재건할 것이다, 나는 5년 이내에 작업이 마무리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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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프랑스에서는 화재 하루 만에 재건을 위한 성금이 7억5000만유로(약 9630억원) 이상 모였다.

프랑스 유명 회사와 갑부들이 재빠르게 움직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로이터 등에 따르면 세계 최대 명품 회사인 프랑스 루이비통모에헤네시그룹(LVMH)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2억유로(약 2560억원)를, 프랑스 케링그룹의 프랑수아 앙리 피노 회장은 1억유로(약 1280억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LVMH는 코냑과 샴페인으로 유명한 모에 헤네시와 루이비통·셀린·지방시 등을, 케링그룹은 구찌·생로랑·발렌시아가·보테가베네타 등 명품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는 곳이다.

프랑스의 화장품기업 로레알을 이끄는 베탕쿠르 가문은 2억유로를 쾌척했다. 이 밖에도 프랑스계 은행그룹인 BNP와 광고회사 제이씨데코(JCDecaux)가 각각 2000만유로를 내겠다고 했다. 보험회사 악사(AXA)와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도 각 1000만유로를 약속했다. 프랑스 에너지 회사인 토탈(Total S.A)도 1억유로를 기부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IT(정보기술) 거인 애플도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16일 트위터를 통해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 작업에 기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아직 구체적인 액수는 언급하지 않았다.

대화재로 첨탑과 지붕이 소실된 프랑스 파리 소재 노트르담 대성당 내부에 2019년 4월 16일 시커멓게 탄 기둥 등 잔해가 수북이 쌓여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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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도 힘을 보탰다. 민간이 운영하는 프랑스헤리티지재단은 16일 정오까지 개인들로부터 200만유로(약 26억원)를 모았다고 밝혔다.

참나무 재배 업체 샬루아 그룹의 실비인 샬루아 회장은 프랑스 현지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노트르담 대성당 재건을 위해 최고의 참나무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는 "재건까지 수년 또는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며 "수백만 세제곱미터에 달하는 목재가 필요하다. 최고의 참나무를 찾아 표본을 따로 떼놓겠다"고 했다.

파리시 당국은 5000만유로(약 640억원)를 보탰다. 또 해외로부터 받는 지원을 조율하기 위한 국제회의도 연다는 계획이다. 특히 2024년 파리 하계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파리시는 그 전까지 노트르담 대성당을 재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이달로 파리 시장은 "파리는 2024년에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개최한다. 노트르담 대성당이 이 행사를 위해 이전의 화려함을 갖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국은 노트르담 대성당과 그 안에 있던 내용물의 가치를 파악하는 중이라고 WSJ는 전했다. 보험 전문가들은 프랑스 정부가 노트르담 대성당에 보험을 들어놓지 않았을 가능성이 커 재건을 위해선 상당한 금액의 기부금이 필요할 것이라고 봤다.

▲ [포토]노트르담 성당, 처참한 내부와 당시 현장…비탄에 젖은 프랑스

[이다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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