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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진주 아파트 흉기난동 불특정 다수 노린 ‘묻지마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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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 가진 40대 남성, 사전에 휘발유 뿌려 방화 후 대피하는 주민 노려


파이낸셜뉴스

17일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남성이 자신의 아파트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사진=연합뉴스


【진주=오성택 기자】 17일 경남 진주에서 40대 남성이 자신의 아파트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2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자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하는 ‘묻지마 범죄’에 대한 공포가 높아지고 있다.

경남 진주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30분쯤 진주시 가좌동의 한 아파트에서 A(42)씨가 자신의 집에 미리 준비한 휘발유를 뿌려 불을 지른 후,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이 사망하고 1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날 A씨가 휘두른 흉기에 초등학교 6학년·고교 3학년 등 10대 여학생 2명과 50~60대 여성 2명 및 70대 남성 1명 등 5명이 치명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모두 숨졌다.

또 A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중·경상을 입은 주민 6명과 연기를 흡입했거나 사건 충격을 받은 주민 7명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미리 준비한 휘발유를 자신의 집에 뿌려 불을 붙인 후, 계단에서 대피하던 주민들에게 흉기를 마구 휘두른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직후 현장에서 붙잡힌 A씨는 ‘체불임금 때문에 흉기를 휘둘렀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A씨는 직업이 없는 무직자로 확인됐다.

A씨는 현존건조물방화 및 살인 혐의로 체포된 직후 자신의 범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범행동기에 대해서는 횡설수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신질환 전력이 있는 A씨는 평소 혼자 살면서 이웃을 상대로 수차례 난동을 부린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가 불특정 다수 주민을 상대로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두른 이른바 ‘묻지마 범죄’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A씨는 1년 전부터 아파트 주민들에게 수차례 걸쳐 난동을 부린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A씨 집 바로 위층에 살다 흉기에 찔려 숨진 B(18)양은 평소 A씨로부터 상습적으로 위협을 받아 지난달 가족들이 집 앞에 폐쇄회로(CC)TV까지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가 지난달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들어가는 B양 뒤를 쫓아가는 모습과 B양 집 앞에 오물을 뿌리는 장면 등이 고스란히 카메라에 잡혔다.

이날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 주민들은 “A씨가 지난해부터 위층에 사는 주민 집과 승강기 등에 오물을 투척하고 위협적으로 욕설을 하는 등 공포의 대상이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A씨가 평소 숨진 B양을 계속 따라다니며 괴롭힌다는 신고를 받고 야간 하굣길에 아파트 직원이 동행하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주민들은 “경찰과 보건당국의 허술한 대처가 결국 비극을 불렀다”면서 “묻지마 범죄로 인한 무고한 희생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사회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ost@fnnews.com 오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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