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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진주 방화·흉기난동]사망자 5명 중 일가족 2명 희생···“허망해서 눈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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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정이 풍비박산났어요…허망해서 눈물만 나네요”

경향신문

17일 오전 경남 진주시 가좌동 한 아파트 방화·흉기 난동 사망 사건이 발생해 해당 아파트가 검게 그을려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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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경남 진주 경상대병원 응급실에 있던 ㄱ씨(42·여)와 ㄴ씨는 <경향신문>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ㄱ·ㄴ씨는 이날 오전 진주시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40대 남성의 방화·흉기 난동 사건으로 크게 다쳐 치료를 받고 있는 ㄷ씨(41)의 언니와 오빠다. 이날 사망자 5명 중에는 ㄷ씨의 가족 2명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ㄷ씨는 사건이 발생한 진주시 가좌동의 한 아파트 4층에서 남편과 초등학생·고교생인 딸 2명, 조카 1명 등과 함께 살고 있었다. 한 층 아래에는 시어머니도 살고 있었다. 하지만 이날 사건으로 초등학생 딸(12)과 시어머니(65)는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ㄷ씨도 피의자 안모씨(42)가 휘두른 흉기에 오른쪽 옆구리를 찔려 치료를 받고 있다. 10대 희생자의 친언니(16)는 수영 훈련차 부산에 머물고 있어 화를 면했다.

고성에서 머무르다가 사건 소식을 듣고 급히 병원으로 왔다는 ㄴ씨는 “사건 당시 ‘불이야’라고 누군가가 외치는 소리를 동생의 남편이 듣고는 밖을 확인했다고 들었는데, 계단으로는 연기가 올라오지 않아서 동생과 조카에게 급히 뛰어 내려가라고 말했다”면서 “아래에서 그런 일이 있을 줄을 어떻게 알았겠느냐. 허망하고 또 허망하다”고 말했다.

ㄱ씨는 “안씨가 평소에도 난동을 부려서 경찰 등에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했다고 들었다”면서 “미리 적극적으로 대처했다면 사건을 막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했다.

피해자 ㄷ씨는 4남매 중 막내다. 어린이집 보육교사를 하며 두 아이를 키우던 ‘직장맘’이다. 가정에 헌신적이었던 그는 얼마 전부터 가사도우미 일까지 하며 억척스럽게 살아왔다고 한다. 조카(18)도 돌보고, 시어머니도 모시고 살아왔다. ㄴ씨는 “동생은 아이를 정말 좋아하고 어른을 공경하는 착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ㄱ씨는 “6년 전쯤 아파트에 들어가서 살게 됐다며 엄청 기뻐하던 동생의 모습이 눈 앞에 선하다”면서 “한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다른 집을 청소하는 일까지 했는데, 이런 일을 겪게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경상대병원 의료진은 “현재 ㄷ씨는 생명에 지장이 없긴 하지만,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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