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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노트르담 '16개 조각상', 화재 나흘 전 옮겨져…"기적의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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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11일 복원작업을 위해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철거된 12사도 조각상. [AFP=연합뉴스]


160여년간 노트르담 대성당 첨탑을 지켰던 16개의 조각상이 화재 발생 불과 나흘 전 복원작업을 위해 다른 곳으로 이송된 사실이 전해지면서 "기적의 타이밍"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 조각상들은 프랑스의 유명 건축가 외젠 비올레르뒤크가 노트르담 대성당을 대대적으로 재건하던 중 1859년과 1860년에 설치한 것이다. 12사도 중 성 토마스의 얼굴은 비올레르뒤크를 모델로 한 것으로 유명하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예수의 12사도와 4명의 신약성서 복음서 저자를 상징하는 16개의 조각상이 160년 동안 노트르담 대성당 꼭대기를 장식하고 있었으나 지난 11일 크레인으로 옮겨졌다. 전문가들이 첨탑 개보수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조각상이 바닥으로 떨어질 위험이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었다. 구리 조각상이라 곳곳에 얼룩도 심했다.

이에 각각 500파운드(227㎏)가 나가는 조각상들은 지난 11일 얼굴 부분과 몸통 부분으로 분리된 뒤 120m 높이 크레인을 이용해 지상에 대기 중인 트럭에 실려 프랑스 남서부 도르도뉴의 주도 페리괴의 창고로 운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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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복원작업을 위해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철거된 12사도 조각상. [AFP=연합뉴스]


하지만 불행 중 다행히도 조각상이 옮겨진 지 나흘이 흐른 지난 15일 오후 노트르담 대성당의 천장 부분에서 시작된 불길이 목조 지붕으로 번져 첨탑을 무너뜨리는 등 큰 피해가 났다.

당초 복원 전문가들은 16개 조각상의 균열을 용접하고 세척하고 자연스러운 갈색빛으로 복원한 뒤 2022년 노트르담 대성당으로 돌려보낼 계획이었다.

조각상의 복원작업을 감독하는 업체의 복원 전문가는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로 피해를 본 석상 등 복구가 시급한 쪽에 인력을 집중하기 위해 조각상 복원작업은 일시 중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성당 재건에는 10∼20년에 걸쳐 수억 유로의 비용이 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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