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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진주 흉기난동 참사]범인, 최근 수차례 이웃에 난동…참변 막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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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물 투척하는 등 시비 걸자 직접 집 앞에 CCTV 설치하기도

주민 “경찰, 왜 미리 대처 못했나”…사전 관리 책임 문제 대두



경향신문

과거에 위층 기웃거린 범인 안모씨가 과거 위층을 찾아 문을 열려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연합뉴스




17일 경남 진주시 가좌동 한 아파트에서 방화 후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8명의 사상자를 낸 안모씨(42)가 올해 들어 수차례 난동을 부려 경찰이 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씨 바로 위층에 살다 흉기에 찔려 숨진 최모양(18)은 평소에도 안씨로부터 상습적으로 위협을 받아 가족들이 지난달 집 앞에 폐쇄회로(CC)TV까지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최양과 함께 있던 최양의 이모인 강모씨(53)도 흉기에 찔려 중상을 입었다.

수사를 맡은 진주경찰서는 지난 1월부터 지난달 13일까지 안씨와 관련해 아파트 주민 신고 5건 등 모두 7건의 소동신고가 112에 접수됐다고 17일 밝혔다. 안씨는 지난 1월17일 오후 4시50분 진주시자활센터에서 직원 2명을 폭행해 불구속 입건됐다. 안씨는 또 지난달 8일 자신의 아파트에서 행인과 시비가 붙어 계도 수준으로 사건이 종결됐고, 같은 달 10일에는 상대동 호프집에서 손님 3명을 폭행해 불구속 입건됐다.

특히 안씨는 2월28일부터 지난달 13일까지 아파트 바로 위층에 사는 최양의 집에 간장 등 오물을 투척하는 등 4차례나 시비를 걸어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지난 11일 검찰에 송치됐다. 최양 가족은 경찰 권유와 두려움으로 지난달 3일 직접 집 앞에 CCTV를 설치했으며 사건 당시 안씨의 위협적인 행동과 난동이 고스란히 카메라에 잡혔다. 안씨가 지난달 하교 후 다급하게 집으로 들어가는 최양 뒤를 쫓는 모습과 집 앞에 오물을 뿌리는 장면 등이다. 안씨는 지난해에도 난동을 부린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9월25일 자신의 집 바로 위층과 303동 2개 승강기에 인분을 투척하기도 했다. 아파트관리소 직원과 주민 황모씨(75)는 “안씨는 주민들과 왕래가 전혀 없었다. 찾아가면 ‘왜 왔느냐’며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면서 “안씨가 평소 이상한 행동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안씨는 2010년에도 진주에서 폭력 등의 혐의로 구속돼 1개월간 공주치료감호소에서 정신감정을 받았다. 당시 판결문에 ‘편집형 정신분열증’(조현병)이라는 병명으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보호관찰을 받은 사실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안씨가 2015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진주시내 한 병원에서 ‘상세불명의 정신분열증’이라는 병명으로 치료를 받은 정신병력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안씨가 과거 조현병을 앓은 것으로 안다”며 “경찰과 보건당국의 대처가 허술하지 않았냐”고 지적한다. 주민은 “평소에도 이상 행동을 보이고 심하게 폭언을 하던 사람을 경찰과 보건소가 빨리 파악해 조처하지 못한 걸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성모씨(58)는 “안씨 등 위기가정이 많이 사는 지역에는 동주민센터 사회복지사에게 모든 것을 맡기기보다는 아파트 내에 생활관리사를 상시적으로 배치해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해까지 범인과 관련해 112 신고가 없었으며 단순한 소란인 것으로 여겼다”고 했다. 이날 오전 4시30분쯤 자신의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흉기를 휘둘러 5명을 숨지게 하고 13명을 다치게 한 안씨는 무직으로 2015년 12월15일 15평짜리 임대아파트에 입주해 그동안 혼자 살아왔다.

김정훈·백경열 기자 j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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