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시카로 일본 오지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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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시맨 최초로 집시카를 이용해 오지만을 찾아 다니며 일본 구석구석을 누비는 진짜 집시맨이 나타났다. 이름하여 별 사냥꾼, 별 사진작가 최강원(40) 씨가 그 주인공이다. 강원 씨가 별에 미쳐 여행을 시작한 지도 벌써 9년째다. 취미로 시작해 이제는 어엿한 별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집시카를 타고 최소 한 달부터 관광비자가 허락하는 90일 동안 일본 전역을 여행 중인 강원 씨. 지금까지 돌아본 일본의 오지만 해도 400여 곳이 넘는다고 한다.
그가 이토록 일반 사진이 아닌 유독 별 사진에 미쳐 여행을 시작한 데엔 특별한 사연이 있다. 취미로 사진 찍으며 함께 여행했던 친한 선배 형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게 되고, 이후 선배 형이 좋아하던 별을 대신 찍기 위해 여행을 시작하게 됐다고 하는데. 이후 취미로 시작했던 일이 직업이 되면서 현재는 어엿한 별 사진작가로 활동 중이라고 한다.
더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인간의 빛이 없는 오지만을 골라 여행하다 보니 돌발 사고는 일상다반사가 됐다. 쓰러진 나무가 길을 막는 건 예사, 진흙탕에 차가 빠져 24시간을 고생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라고 한다. 또한 일본에선 야생 곰이 우리나라의 멧돼지만큼 자주 출몰하기 때문에 그는 배낭 속에 이를 대비한 적외선 카메라와 곰 퇴치 스프레이 등 온갖 장비들을 모두 실은 채 여행을 다니고 있다.
▶집시맨과 승민, 낯설지만 특별한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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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씨의 나 홀로 일본 여행을 응원하기 위해 가수 우승민이 찾아왔다. 공항에서 직접 5시간을 운전해 구불구불한 산악도로를 따라 우여곡절 끝에 집시맨을 만난 우승민. 그들의 지금까지 듣도 보도 못한 특별한(?) 여행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먼저 세계에서 가장 큰 칼데라가 있는 거대한 화산인 ‘아소산’을 찾은 집시맨과 승민. 이곳은 집시맨에게 특별한 의미가 담긴 장소이다. 아소산의 이색적인 풍경을 바라본 채 진솔한 이야기가 오고 간다.
이후 야생 곰이 출현하는(?) 삼나무 숲을 지나, 마을 곳곳이 화산 증기로 가득한 ‘오구니 마을’로 향한 두 사람. 이곳의 뜨거운 온천수와 화산 증기를 활용해 만든 찐달걀과, 채소를 난생 처음 맛보는데, 그 맛은 유황 향이 가득 배어 평범한 죽순도 전복처럼 느껴지게 할 정도라고 한다.
그 다음 목적지는 에도 시대부터 내려오는 숨겨진 온천인 ‘만간지 온천’이다. 길가에서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에 위치해 웬만한 용기 아니고서는 들어갈 수 없다 하여 일명 ‘수치’ 온천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이곳은 마을 사람들이 야채를 씻고, 빨래를 하는 삶의 터전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곳에서 온천욕을 하다 보면 마을 사람들과 마주치는 일이 허다하다. 온천욕을 하기 위해 옷을 훌러덩 벗던 우승민 역시 동네 할머니와 딱 마주치며 인생 최고의 굴욕을 맛봤다.
TIP 오구니 마을 여행을 위한 ‘집시맨’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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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니 마을
아소산 북쪽에 있는 산간 마을로 마을 곳곳이 온천이라 증기가 샘솟는다고 해서 증기 마을로 불린다. 마을 곳곳엔 화산으로 인해 온천수와 증기가 솟아나 그 증기를 가스 대신 이용해 음식을 해 먹는 것이 특징이다. 공용 찜기가 있지만 워낙 증기가 솟아나는 곳이 많아 뚜껑만 덮으면 음식을 해먹을 수 있다.
오구니 마을에서 가볼 만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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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만간지 온천
곳곳에 솟는 온천물로 마을 사람들이 쌀을 씻거나, 야채를 씻거나, 빨래를 하는 등 오구니 마을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곳이다. 강에서 솟는 물을 콘크리트 벽만으로 에워싼 공동 목욕탕은 밖에서 훤히 들여다보인다. 공동 목욕탕은 민간지 온천과 강변 노천탕 상류 100m 지점에 있는 온천이다. 남성 전용 목욕탕으로 총 3개가 있다. 입욕용 욕조 옆에는 현지인들이 쌀이나 채소를 씻는 데 사용하는 욕조도 있다.
▶② 산이나리 신사(小萩)
기도를 하면 연인 찾기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언덕 위에 있어 아소산의 경치도 보인다. 일본인들도 잘 모르는 숨겨진 비경 중 하나이며, 근처에 있는 결연 폭포로 유명한 ‘부부폭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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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왜 일본에 별을 찍으러 다니는 것인가?
“도시는 빛이 많아요. 가로등 빛, 건물 빛, 간판 빛 등 도심의 빛이 너무 많아서 하늘의 빛을 많이 가리거든요. 그런데 일본은 도시를 제외한 시골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가로등도 적고 높은 곳까지 차량이 올라가기 좋게 설계된 곳들도 많아요. 그래서 일본을 자주 와요.”
Q. 유독 별 사진에 마음을 빼앗긴 이유가 궁금하다.
“관광 사진은 ‘갔다 왔네’라는 느낌인데, 별 사진은 ‘내가 너를 데리고 왔네’라는 느낌이 들어요. 사실 제가 친한 형이 있었는데 그 형과 함께 사진을 열심히 찍으러 다녔어요. 그 형이 별 사진을 찍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급성 뇌졸중으로 별이 되어 버렸어요. 본인이…. 이후 우연치 않게 그 형 생각이 나서 별 사진 촬영을 해봤는데 ‘이래서 형이 그렇게 별을 쫓아 다녔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 ‘형이 못 하고 간 걸 내가 좀더 한다’라는 느낌으로 별을 찾아 다니며 찍고 하다 보니까 굉장히 빠져들고, 재미있어지고. 그렇게 된 것 같아요.”
Q. 아소산이 특별한 의미가 담긴 곳이라는데?
“제일 힘들 때 이곳에 왔었는데, 제일 많이 위안을 받은 곳이에요. 풍경이 너무 이국적이니까 (이를 보며) 힘든 생각을 막 밀어냈어요. ‘결국 이렇게 괜찮아질 거면서 왜 그렇게 힘들었을까’ 치유를 한, 치유가 된, 정말 고마운 지역이에요.”
[글 이승연 기자 자료제공 MBN]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75호 (19.04.2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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