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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전세계로 번지는 '노트르담 나비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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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공유 열기 뜨거워지면서 화재 난 美교회 기부금 폭증

위고 소설, 베스트셀러 1위… 화재 취약 古성당들은 '비상'

미국 루이지애나 남부에 있던 교회 3곳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4일 사이 홀든 메튜(21)라는 청년의 방화로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다. 흑인 교인들이 많은 교회를 노린 증오 범죄였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3곳 모두 100년 이상 된 교회였는데, 한 곳은 전소되고 두 곳도 대부분 불탔다. 세 교회를 모두 복구하기 위해선 180만달러(약 20억원)가 필요했다. 이들은 공동으로 인터넷 모금 사이트를 열어 복구 기금 모금을 시작했다. 지난 14일까지 열흘간 모인 기부금은 15만달러. 그런데 15일 이후 이변이 발생했다. 15~17일 단 사흘 만에 모금 목표액 180만달러를 모두 채웠다.

CNN 등 외신은 17일(현지 시각) 프랑스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이후 루이지애나 교회 복구 기부금도 폭증했다고 전했다.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의 '나비 효과'는 이뿐만 아니다. 19세기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 1975년 문고판은 화재 다음 날인 16일 갑자기 프랑스 아마존에서 베스트셀러에 1위에 올랐고, 출판사와 편집 연도가 다른 네 권도 상위 10위권에 들어갔다. 심지어 노트르담 대성당의 건축 양식인 고딕 양식에 대한 해설서는 6위에 올라, 베스트셀러 10위권 중 6개가 노트르담 대성당과 관련된 서적이었다.

세계 각국의 다른 고(古)성당들은 비상이 걸렸다. 중세와 근세에 건축된 고딕 양식 성당들은 목재 구조물 위에 석재를 덧댄 건물이어서 화재에 취약하다는 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16일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15세기 완공된 이탈리아 피렌체 대성당은 전국의 성당과 연계해 보안과 방재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 17세기 완공된 바티칸의 성 베드로 성당이나 2차대전 때 파괴돼 70년째 복원 중인 독일의 쾰른 성당 측은 "우리는 화재 위험에서 안전하다"며 자국민들을 안심시켰다.

미국에선 실제 아찔한 상황도 있었다. 17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날 저녁 한 남성(37)이 미국 뉴욕의 성 패트릭 대성당에 휘발유와 라이터를 들고 들어가려다 경비원에 의해 저지당했다. 경찰은 이 남성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원우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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