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아시아나항공 매각 이슈 염두에 둔 듯
하나금융 유력… MBK파트너스 '패키지 딜' 여부 주목
JKL파트너스, 푸본 등도 손보 인수 복병으로
◇ 한화, 롯데카드 본입찰 불참... 아시아나항공 매각 이슈 영향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의 본입찰을 실시했다. 롯데카드 인수에는 하나금융지주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가 입찰에 참여했고 롯데손해보험 입찰에는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JKL파트너스, 푸본금융그룹이 출사표를 던졌다.
롯데그룹과 매각주간사 측은 인수 우선협상사 선정 여부를 포함한 향후 일정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정한 바 없다고 설명했지만 일반적인 매각 과정에 비춰보면 1~2주의 검토를 거쳐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한 뒤 이르면 다음 달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 측은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의 매각가로 각각 1조5000억원, 5000억원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쟁쟁한 후보들이 본입찰에 참여해 일단 본입찰 흥행은 성공한 모양새다. 다만 한화그룹 불참이라는 변수에 롯데그룹이 어떻게 대응할 지 관심이 쏠린다. 한화그룹은 롯데카드를 인수해 한화생명을 필두로 하는 한화 금융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창출해 종합 금융사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을 펼쳐왔다. 이를 위해 삼성그룹과 방산부문 빅딜의 주역인 여승주 대표이사를 한화생명 각자 대표에 선임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020560)이 갑작스레 매물로 나오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저가형 항공사인 에어로K에 투자할 정도로 항공업에 관심이 많았던 한화가 롯데카드보단 아시아나항공에 ‘올인’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한화그룹의 자금 여력으로는 매각가가 1조5000억원으로 추산되는 롯데카드와 지분 인수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2조원 이상이 투입될 것이라 점쳐지는 아시아나항공을 모두 품긴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한화그룹은 이날 진행된 롯데카드 본입찰에 불참했다.
◇ 하나금융, 롯데카드 인수 유력... MBK파트너스 ‘패키지 딜’ 변수
한화그룹이 인수전에서 조기 이탈함에 따라 양강 구도를 형성했던 다른 한 축인 하나금융지주가 롯데카드 새 주인으로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KEB하나은행이 그룹 전체 순이익에서 82%를 차지하는 은행 의존적인 구조를 탈피하고자 노력해 왔다. 하나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한다면 비금융 부문에서의 실적을 확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10% 미만이던 카드 시장점유율을 단번에 20%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다만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규모의 PEF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ING생명을 인수한 뒤 신한금융지주에 성공적으로 매각한 경험을 바탕으로 ‘패키지 딜’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롯데 금융사 매각 관련 사정에 정통한 한 업계 관계자는 “롯데 측에서 직접적으로 패키지 딜을 제안한 바는 없지만 원매자 측에서 좋은 조건으로 패키지 딜을 제안한다면 고려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MBK파트너스의 패키지 딜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롯데손해보험 인수에 참여한 다른 후보군들도 저마다 자신만의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어 카드 인수전 이상의 열기를 띄고 있다. JKL파트너스의 경우 MG손해보험에 투자를 검토했던 만큼 손해보험업계에 관한 이해가 높다. 푸본금융그룹의 경우 국내 생명보험사를 보유하고 있어 손해보험사와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처음 롯데그룹은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질 것이라 여겨졌던 롯데카드나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캐피탈을 묶어 매각하려 했으나 예비입찰이 기대 이상으로 흥행하며 캐피탈 매각을 철회한 바 있다”며 “다만 흥행 여부와는 별도로 원매자들이 제시하는 가격과 롯데 측이 원하는 몸값에 차이가 있는 데다 한화그룹의 불참으로 인수전의 판도가 뒤바뀐 만큼 인수우선협상자 선정에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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