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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보험영업 못하는 '보험복합점포'… 당국 방치 속 애물단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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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장내 영업금지 규제 직격탄.. 1년새 10곳 중 4곳 문닫아
생명보험 실적은 사실상 전무.. 전형적 탁상공론 정책 한목소리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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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칸막이 규제 완화 차원에서 추진한 보험복합점포가 금융지주사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4대 금융지주사의 경우 은행, 증권, 보험 등의 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 할 수 있는 복합점포를 올들어 7곳이나 늘렸다. 반면 판매 실적이 저조한 보험복합점포는 4곳이나 줄었다. 이는 점포 외부에선 보험영업이 불가능한 아웃바운드 금지 규제 등 당국의 전형적인 탁상공론 정책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4대 금융지주사(KB금융·KEB하나금융·신한금융·농협금융)가 운영 중인 보험복합점포(생명보험 기준)는 6곳이다. 지난해말 기준 점포수 10곳보다 4곳이나 줄었다. 이는 최근 금융지주사들은 원스톱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취지에서 복합점포를 확대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들 4개 금융지주사의 복합점포는 2018년 말 177곳에서 올 3월 말 현재 184곳으로 3개월 사이 7곳이나 늘었다.

앞서 금융당국은 보험복합점포를 확대, 허용토록 규제를 완화했다.

지난 2015년 8월 은행이 있는 금융지주사가 보험도 판매할 수 있는 보험복합점포를 도입했다. 또 2017년 11월에는 금융지주나 금융그룹에 3개까지 허용되던 보험복합점포를 5개로 확대했다. 은행지주사 소속이 아닌 금융사도 보험사간 복합점포를 개설할 수 있도록 했다. 은행이 없는 경우에도 계열 증권사-보험사의 보험복합점포 설립이 가능토록 했다.

그럼에도 보험복합점포가 활성화되지 않은 이유는 실적이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가 운영중인 보험복합점포의 생명보험 기준 계약건수는 총 21건, 계약금액은 총 4557만5000원이다. 이 중 3882만원짜리 비월납형 계약 1건을 제외하면 한 보험복합점포당 2건, 67만원의 보험 계약을 체결한 셈이다. 모 금융지주 보험복합점포의 경우 올해 실적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해보험사가 입점한 보험복합점포는 어느 정도 실적이 있지만 생명보험사의 실적은 사실상 전무하다"며 "보험복합점포를 다른 복합점포로 전환하려고 해도 당국 눈치에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보험복합점포가 금융지주사의 애물단지가 된 것은 점포 외부에서 보험영업이 불가능한 아웃바운드 금지 규제가 첫 손에 꼽힌다.

복합점포를 방문한 사람이 직접 점포 내 보험코너를 찾아가야 한다. 점포 안에 있더라도 고객에게 직접 다가가는 영업은 안된다. 또 은행·증권간 복합점포와 달리 보험복합점포는 은행·증권과 별도 출입문을 사용해야 하는 등 연계영업 자체가 불가능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찾아오지 않은 이상 보험 영업을 하지 못하는 것은 보험영업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지난 2년간 시범사업을 통해 보험복합점포의 한계를 확인했음에도 당국이 대안을 마련하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당국은 아직까지 보험복합점포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복합점포) 활성화가 한계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굳이 보험복합점포를 정책적으로 활성화 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소비자에게 원스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보험복합점포가 당국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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