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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기생충' 봉준호x송강호, '살인의추억'·'괴물' 20년 단짝..또 인생작되나(종합)[Oh!쎈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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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대선 기자] 22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영화 ‘기생충’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 봉준호 감독, 송강호가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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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하수정 기자]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송강호가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한국 영화계에서 이만한 보증수표가 또 있을까. '살인의 추억'으로 시작된 두 사람의 인연은 20년째 계속되고 있으며, 이번에는 칸 경쟁 부문에 진출한 '기생충'을 내놨다.

22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 조선호텔 서울 1층 그랜드볼룸에서는 영화 '기생충'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주연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등이 참석했다.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의 7번째 장편영화이자, '마더' 이후 10년 만에 내놓은 한국영화다. '마더'를 찍고, '설국열차'와 '옥자'를 내놨지만, '설국열차'는 출연 배우 90%가 외국 배우들이었고, 대사 역시 영어로 이뤄졌다. '옥자'는 미국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제작비 100%를 투자한 영화로, 극장 개봉없이 넷플릭스에서만 공개됐다.

봉준호 감독은 그는 "여러 번 얘기했지만 영화에 '기생충'이 나오진 않는다.(웃음) 모든 캐릭터의 몸에 기생충이 있는 내용도 아니다. 아주 위생적으로 완벽한 캐릭터"라며 "흔히 고등학교 국어 시간에 '님의 침묵'을 배우면, '님은 뭐지?'라는 궁금증을 가진 뒤, 국어 참고서에 뜻이 나온다. '기생충'도 영화를 보고 나면 그 의미를 추측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독특한 제목을 언급했다.

'기생충'의 시작은 2013년이었다. 그는 "그해 겨울 지인에게 '이 스토리가 어떨까?' 얘기했다. 두 가족의 이야기에서 출발했고, 전혀 다른 환경, 전혀 마주칠 것 같지 않은 두 가족이 마주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궁금했다. 처음 구상해서 제작사 분들과 얘기를 나눌 땐, 1년간 '데칼코마니'(가제)로 불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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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대선 기자] 22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영화 ‘기생충’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 봉준호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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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대선 기자] 22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영화 ‘기생충’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봉준호 감독과 배우들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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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은 기획 단계부터 봉준호 감독의 신작이라는 사실이 화제를 모았고, 그의 페르소나 송강호가 주연으로 캐스팅되면서 '믿고 보는' 조합이 탄생했다. 앞서 '살인의 추억'(2003), '괴물'(2006), '설국열차'(2013) 등을 함께 작업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모든 영화가 흥행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 받았으며, '영혼의 단짝'이 됐다. 실제로 두 사람은 서로에게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했다.

전원백수 가족의 가장 기택을 연기한 송강호는 "'기생충'은 개인적으로 '살인의 추억'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느낌과 비슷하다. '괴물', '설국열차'는 또 다른 장르적인 묘미와 즐거움을 줬다면, '살인의 추억' 이후 16년이 지난 뒤, 봉준호 감독의 놀라운 진화이자, 한국영화의 진화라고 생각한다. 그런 것을 발견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며 이전 작품보다 더욱 진화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봉준호 감독은 "지난 16년 동안 4편의 작품을 송강호 선배님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쁘고, 영광이었다. 영화의 어떤 역할을 부탁드리기보다, 항상 정신적으로 많이 의지했다. 강호 선배님과 있으면 영화를 찍으면서 더욱 과감해지고, 의지가 되는 선배님이다. 이번에도 너무 좋았다. 메시와 호날두가 경기에 존재하면 작은 동작 하나만으로도 경기의 분위기와 수준을 다르게 만든다. 송강호 선배님은 배우로서 그런 존재다. 영화 전체의 흐름을 규정해버리는 강호 선배님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봉준호에게 어떤 자극을 받느냐?"는 질문에 송강호는 "'살인의 추억'이 2002년부터 촬영을 시작했으니, 거의 20년 동안 알고 지냈다. 인간적인 믿음도 있겠지만, 봉준호 감독이 추구하는 작품의 세계, 비전이 감동적이고 감탄스러운 부분이 많다. 작업을 할 때도 은근히 즐기면서 한다. 어떤 창의적인 것도 다 받아들일 것 같은 느낌이었다. 어떤 것도 다 받아들일 것 같은 예술가로서 경지가 느껴졌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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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대선 기자] 22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영화 ‘기생충’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 송강호가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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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대선 기자] 22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영화 ‘기생충’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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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은 오는 5월 14일 개막하는 제72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해 황금종려상에 도전한다. 봉준호는 2017년 '옥자'에 이어 두 번째로 경쟁 부문에 초청되는 영광을 안았다. 칸의 선택을 받은 봉준호 감독은 '괴물'(2006년 감독 주간), '도쿄!'(2008년 주목할 만한 시선), '마더'(2009년 주목할 만한 시선), '옥자'(2017년 경쟁 부문)에 이어 본인의 연출작으로만 5번째 칸에 초청됐다.

송강호 역시 '괴물'(2006년 감독 주간), '밀양'(2007년 경쟁 부문),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년 비경쟁 부문), '박쥐'(2009년 경쟁 부문)에 이어 '기생충'으로 5번째 칸의 무대를 밟는다.

봉준호 감독은 "영광스럽고 떨린다. 송강호 선배님이 나보다 더 많이 칸영화제에 갔고, 처음 가는 배우도 있다. 그런 것을 다 떠나서 늘 새롭고 긴장되는 곳인 것 같다. 가장 뜨겁고, 열기가 넘치는 곳에서 신작을 처음 선보인다고 생각하니 기쁘다. 그렇지만 약간 그런 생각도 있다. 외국 관객들이 100%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워낙 한국적인 영화고, 한국 관객들만 봐야만 뼛속까지 100% 이해할 수 있는 디테일이 포함돼 있다. 칸을 거쳐 한국에서 개봉할 때 가장 설레는 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소감을 공개했다.

이어 "수상 가능성은 크지 않다. 경쟁 부문의 어마어마한 리스트를 보면 알겠지만, 내가 대학 시절 영화를 배울 때부터 연출을 하신 대단한 감독님들이 포진해 있다. 거기 틈 바구니에 껴서 영광스럽다. 단 배우 분들의 (연기상) 수상 가능성은 높다고 생각한다. 아까 '기생충'이 한국적인 디테일과 뉘앙스로 가득 차 있어서, 외국 관객은 100%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했는데, 이 영화의 두 가족은 빈과 부를 지닌 전 세계의 보편적인 모습이다. 영화가 시작되면 1분 내에 금방 파고 들 것 같아서, 외국 관객들도 공감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이에 송강호는 "본인의 수상 가능성이 낮다며 겸손하게 말했는데, 봉준호 감독이 어마어마한 작품의 감독님과 함께 진출해 한국영화를 자랑스럽게 보여주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칸 영화제 수상은 그리 중요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봉준호 감독의 놀라운 작품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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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대선 기자] 22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영화 ‘기생충’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봉준호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sunday@osen.co.kr


관객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던 영혼의 단짝 봉준호 감독, 송강호가 이번에는 어떤 결과물을 보여줄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기생충'(감독 봉준호, 제작 바른손이앤에이,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 분) 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 분) 네 집에 발을 들이고, 이렇게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칸 영화제에서 경쟁 부문 공식 상영을 마친 뒤, 국내에는 5월 말 개봉한다./hsjssu@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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