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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이슈 국회와 패스트트랙

공수처 첫발 뗐지만…국회의원과 장·차관 기소대상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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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합의 내용

기소권 보완 장치

검찰 불기소에 재정신청 허용

법원 공소제기 때 기소 의무화

공수처장 임명 방식

추천위에 여야 2명씩 추천

5분의 4 동의로 2인 추린 뒤

대통령이 1명 지명, 인사청문회

청와대·시민단체 반응

조국 “첫 발걸음 내딛는 의미”

참여연대 “독립기구 취지 퇴색”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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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과 관련해 막판까지 쟁점이 됐던 사안은 공수처의 ‘기소 대상 범위’와 ‘공수처장 임명 방식’이었다.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었던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갖는 공수처’ 형태는 아니지만, 그동안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했던 사정을 고려하면 이번 여야 4당의 합의만으로도 의미 있는 진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평행선을 달리던 논의는 극적으로 합의점에 도달했다. 공수처가 모든 수사 대상에 기소권을 갖게 하자던 여당도, 기소권 없이 수사권만 주자는 야당도 어렵게 마련된 판을 깨지 않기 위해 애초 입장에서 한발짝씩 물러선 것이다.

22일 여야 4당 원내지도부가 합의한 내용을 보면, 공수처에 기소권을 제외한 수사권과 영장청구권을 주는 대신 예외적으로 판사, 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에 대해서는 기소권을 갖도록 했다. 또 나머지 수사 대상에 대해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리면 공수처가 법원에 불기소 처분이 적정한지 판단해달라고 요청하는 재정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 안이라고 할 수 있는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공수처 안과 비교하면, 대통령을 포함해 각 부처 장차관, 군 장성, 국가정보원 고위 간부, 국회의원 등이 공수처의 기소대상에서 대거 빠졌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대목과 관련한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온전한 공수처 실현을 내년 4월 총선 이후로 미루자는 의견도 있겠지만, 일단 첫 단추를 끼우고 첫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공수처장 임명을 둘러싼 쟁점은 추천위원회 구성이었다. 법무부 장관과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을 제외한 국회 몫 4명을 여야가 어떻게 나눌지 의견이 갈렸다. 합의안은 ‘여야가 동수로 2명씩 추천하는 대신 공수처장은 5분의 4 동의를 얻어 최종후보자 2명을 추천하고, 대통령이 1명을 지명해 인사청문회를 한다’로 정리됐다. 정부·여당이 일방적으로 공수처장을 임명할 수 없도록 하자는 야당의 요구가 반영된 셈이다.

그동안 공수처 도입을 수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혀온 검찰은 대체로 담담한 분위기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반응이 엇갈렸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고위공직자에 대한 기소권이 빠진 것이 아쉽지만 공수처의 기본 취지를 일부라도 살려 통과시킨다면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한 검찰 간부는 “공수처 기소 대상에서 국회의원과 청와대를 뺀 것은 이상하다. 공수처를 추진하는 주요 이유가 검찰이 국회의원과 청와대 수사를 제대로 못 했기 때문 아니냐”고 했다.

임지봉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은 “고위공직자 수사와 기소를 전담하는 독립기구로 공수처가 논의됐는데 이 부분이 다 빠졌다. 이 정도라면 검찰 견제도 불가능하다”며 “공수처법이라 하지 말고 ‘판사·검사·경찰기소법’으로 바꾸라”고 혹평했다.

서영지 최우리 임재우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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