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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 (금)

[현장에서]보험개발원·연구원, 첫 내부출신 원장들의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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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자생력 갖추는 계기' 기대 Vs '규제강화에 목소리 낼까' 우려

이데일리

안철경(왼쪽) 보험연구원장과 강호 보험개발원장 내정자.(사진=이데일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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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보험연구원에 이어 보험개발원도 관 출신이 아닌 내부 출신 인사가 원장으로 낙점된 것은 업계의 자생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각종 금융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라는 점을 고려하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 내부 출신 원장들의 경우 금융당국과의 소통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보험연구원에 이어 보험개발원도 내부 출신 원장이 낙점됐다. 그 동안 관 출신 또는 관 추천 인사들이 독점해온 이들 기관이 설립 이후 처음으로, 그것도 비슷한 시기에 관의 개입 없이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전문성을 겸비한 내부 출신 원장을 자율적으로 선임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금융규제가 강화되고 있고 역점 사업을 추진하는데 소위 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내부 출신 원장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보험연구원은 최근 5대 원장으로 안철경 전 보험연구원 부원장을 선임했다. 내부출신의 실무형 보험전문가가 원장으로 선임된 첫 사례다. 안 원장은 보험연구원의 전신인 보험개발원 보험연구소에서 금융정책실장, 연구조정실장 등을 역임한 실무형 보험학자로 꼽힌다. 그는 시장 전문가인 데다 조직의 장단점 파악 등 내부 사정에 정통해 조직을 잘 이끌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보험개발원 역시 내부 출신 인사를 차기 원장으로 맞이하게 됐다. 보험개발원은 최근 차기 원장에 강호 교보생명 상임고문을 내정했다. 그가 원장에 취임하면 17년 만의 민간 출신 원장이자 보험개발원과 보험연구원 수장을 모두 역임한 첫 인물이 된다. 실제 보험개발원의 역대 11대 원장 가운데 단 한 명(박성욱)만 민간 경영인 출신이고 나머지는 모두 관 출신의 인사였다.

반면 강 내정자는 현재 보험연구원의 전신인 보험개발원 보험연구소의 소장을 역임하고 이후 대한생명(현 한화생명) 전무, 부사장을 거쳐 한화그룹 부사장까지 지낸 뒤 2010년 보험개발원 부원장으로 돌아왔다. 이후 보험연구원 3대 원장을 역임했다.

당초 양 기관의 원장으로 낙하산 인사가 내려올 것으로 점쳐졌지만 갑자기 분위기가 급변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보험 유관기관은 연봉 수준도 나쁘지 않고 대내외적으로 눈에 잘 띄지 않아 낙하산 인사들이 선호하는 자리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선 잇단 내부 출신 기관장 선임을 긍정적인 신호로 보고 있다. 업계의 자생력을 갖출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내부 출신 원장 선임은 의미있는 결실이라는 것이다. 다만 낙하산 인사의 경쟁력은 곧 내부 출신 원장의 한계라는 점에서 이들이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우선 기존 원장들의 최대 무기였던 금융당국과의 소통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험개발원은 보험료 인상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보험료율을 산출하고 통계를 관리하는 기관 특성상 금융당국과의 활발한 소통이 중요하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융협회나 유관기관 인사에 정부가 개입하던 분위기가 사라진 것은 맞다”며 “다만 금융업계에 대한 각종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라는 것과 역점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관료출신 인사가 유리하다는 점에서 내부 출신 원장의 한계가 드러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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