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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8 (토)

암호화폐 투자에 뛰어든 美아이비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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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大, 미국 블록체인 스타트업 토큰세일에 참여

"포모현상 발생해 일반 투자자 시장에도 영향 미칠 것"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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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예일, 미시간 등 미국 명문대학교가 2018년부터 기금을 암호화폐 펀드에 투자하기 시작한 데 이어 최근 하버드대학교가 투자펀드가 아닌 암호화폐에 직접 투자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암호화폐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버드대학교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블록체인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블록스택' 토큰 판매에 직접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암호화폐 투자사 모건크릭 디지털에셋의 앤서니 폼플리아노 창업자에 따르면 하버드 기금이 투자한 금액은 최소 500만 달러(약 57억원)에서 최대 1000만 달러(114억원) 사이의 규모다.

블록스택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며 총 5000만 달러(약 570억원) 규모의 자금을 모을 예정이다. SEC는 연방증권법상 '레그에이플러스'(Reg A+)라는 예외조항을 두고 있다. 이는 스타트업이 공시 요건을 일부 면제받으면서 주식을 판매할 수 있는 조항이다. 만약 블록스택이 SEC의 최종 승인을 받게 되면 블록체인 스타트업 최초로 합법적 토큰 판매를 인정받게 된다.

미국 주요 아이비리그 대학이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사례는 지난해부터 나타났다. 예일대학교는 지난해 10월 'a16z'과 '패러다임'이라는 암호화폐 펀드에 투자했다. 또 미시간 대학교는 2018년~2019년 사이 총 300만 달러(약 34억원) 이상을 암호화폐 펀드에 투자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스탠퍼드대학·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 캠퍼스(UC버클리) 등 7개 대학 공동 연구진은 힘을 합쳐 암호화폐 개발에 나섰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월 "이들은 비영리 연구단체 '분산형기술연구소(DTR)'를 설립해 비트코인보다 1000배 이상 빠른 암호화폐 개발에 뛰어들었다"고 보도했다.

DTR의 암호화폐 프로젝트 '유닛-이'(Unit-e)는 비트코인보다 1초당 처리속도가 최대 1만건 빠른 암호화폐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들은 "유닛이를 올 하반기 중 출시할 것"이라며 "유닛이가 글로벌 지급 결제수단이자 암호화폐 대중화의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처럼 미국 주요대학들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예일대학교 데이비드 스웬슨 기금 최고투자책임자의 영향이 컸다. 1985년부터 예일대학교의 기금을 운영해 온 그는 연 평균 13.9%의 수익률을 달성해왔다.

1980년대 일반적인 대학 기금은 안정적인 운용을 위해 80~90%를 채권에, 10% 내외를 위험자산에 투자했다. 그러나 스웬슨 최고투자책임자는 위험자산을 여러개로 쪼개서 발생하는 수익률이 생각보다 높다는 판단 아래 예일대학 기금 포트폴리오의 10%를 채권으로, 나머지 90%를 사모펀드(PEF)와 벤처펀드, 주식 등 위험자산에 분산 투자했다.

80년대 개인용 컴퓨터(PC)와 90년대 말 인터넷이라는 혁신 기술이 탄생하며 '벤처 붐'이 불었고 그가 투자한 포트폴리오에서 엄청난 수익이 났다. 그 결과 연 평균 수익률이 30%에 이르렀다. 이후 미국 대학기금은 예일대를 따라 움직이게 됐을 정도로 스웬슨 최고투자책임자는 대학 기금운용계의 '워렌버핏'으로 우뚝섰다.

예일대학교가 2018년 4억 달러(약 4564억원)규모의 크립토펀드에 투자한 소식이 전해진 이후 암호화폐에 대한 미국 주요 아이비리그 대학 기금의 움직임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용재 넥스트머니 저자는 "하버드대학이 토큰에 직접 투자한 것은 암호화폐를 투자 자산으로 인정했음은 물론 암호화폐에 대한 미래 투자 수익성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는 의미"라며 "장기적으로 암호화폐·블록체인 시장이 하나의 거대한 패러다임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대학 기금은 보수적으로 운용될 수 밖에 없어 최종 의사결정까지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크립토 펀드를 넘어 암호화폐에 직접 투자했다는 것은 하버드대학 기금과 같은 기관투자자들이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 매력도를 자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정도로 시장이 성숙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암호화폐가 새로운 투자 자산으로 존재감을 알리는 신호탄과 같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하버드대학 기금을 시작으로 또 다른 큰 손이 토큰세일에 참가할 것"이라며 "기관투자자의 큰 투자가 시작되면 일반 투자들도 소외된다는 두려움에 시장에 진입하는 포모현상(FOMO, Fear of missing out)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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