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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갤럭시 폴드 사태] 삼성전자 안이한 대응 '도마'…전략 실패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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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역작으로 불리는 ‘갤럭시 폴드’의 출시 연기와 관련해 출시 계획부터 초반 대응이 전반적으로 안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내부 테스트 결과,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갤럭시 폴드 출시를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23일 공식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제품 출시 연기는 사상 처음이다. 업계 일각에선 ‘갤럭시 노트7’ 악몽이 재현됐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조선비즈

한쪽 화면이 켜지지 않는 리뷰용 갤럭시 폴드 제품.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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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는 미국에서 갤럭시 리뷰용 제품이 사용 1∼2일 만에 디스플레이 오류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시작됐다. 갤럭시 폴드를 리뷰한 사용자들은 화면 보호필름을 제거하고 제품을 폈을 때 한쪽 화면이 꺼지거나 깜빡거리는 현상과 화면에 줄이 생기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문제는 화면 보호필름을 제거하지 말라는 경고 문구가 없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출시한 다른 갤럭시 시리즈 제품을 사용할 때 부착돼 있던 필름을 벗기고 상용했던 사용자들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 생각 없이 갤럭시 폴드의 필름을 제거했다가 결함이 발생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한 리뷰어는 "삼성전자가 나중에 스크린 보호필름을 제거하면 안 된다고 설명했지만, 제품엔 이에 대한 안내가 전혀 없었다"고 비판했다.

블룸버그의 마크 거먼 기자 역시 트위터를 통해 "리뷰용으로 지급받은 갤럭시 폴드가 이틀 만에 화면이 망가지면서 사용할 수 없게 됐다"며 "이 제품은 화면보호막이 함께 제공되는데, 삼성전자는 이것을 제거하면 안 된다고 설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처음에는 큰 문제가 아니라는 식으로 일관하다 관련 외신이 쏟아지자 결국 백기를 든 삼성의 태도도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나친 조롱이라는 안이한 대응을 보였다가 결국 입장을 바꿔 문제를 인정했다는 것이다.

폼팩터(form factor, 제품의 디자인이나 모양)가 완전히 바뀐 새로운 유형의 제품을 거센 견제를 받고 있는 미국 시장에 먼저 선보인건 전략 실패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출시 일정이 결정된 상용 제품의 출시를 갑작스럽게 연기하면서 제품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특히 갤럭시 폴드의 경우 기존 스마트폰과는 완전히 다른 신기술과 신소재를 적용한 새로운 폼 팩터 기기이지만, 미국시장에만 초점을 맞춘체 리뷰용 제품을 공급했다. 출시 전 다양한 지역과 국가의 소비자 성향은 무시하고 미국에서만 관련 피드백을 받아 제품 출시 여부를 결정했다.

한 네티즌은 "전 세계적인 굴욕이다. 점검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다른 네티즌은 "선계약금 걸고 계약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보상이나 사은품이라도 지급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 폴드가) 아직 세계적으로 공식 출시된 것이 아니고, 리뷰용 제품 자체가 제품 문제를 실험해보겠다는 의미가 있던만큼 갤노트 7 때와 상황은 다르다"며 "출시 전 단계에서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잡고 빠른 조치로 소비자들의 피해를 막아야 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출시 자체가 힘들정도로 완성도가 떨어진다면 출시를 결정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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