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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현금부자 잔치...강남 첫 분양 '방배그랑자이'도 무순위 청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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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불가로 서민에겐 넘사벽, 강남 분양단지 '무순위 청약' 필수코스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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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부자들을 위한 특별공급전형", "서울 시내 역세권 아파트도 '줍줍' 가능".

이달 들어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사전 무순위 청약' 제도에 대한 시장 반응이다. 청약접수 전 미계약에 대비해 사전 예약을 받는 이 제도는 청약 통장이 필요 없는 것은 물론이고, 주택 소유 여부와 관련 없이 만 20세가 넘으면 새 아파트 당첨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정부가 실수요자 중심의 청약제도를 만든다며 유주택자들의 1순위 기회를 차단했지만, 지나친 대출 규제로 미계약분이 속출하면서 만들어진 역설적 상황이다.

■강남권 분양단지 '무순위 청약' 필수코스 되나
23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6일 견본주택을 개관하는 서울 서초구 '방배그랑자이(조감도)'도 사전 무순위 청약을 받기로 했다. 이 단지는 올해 강남권에서 분양하는 첫 단지로 3.3㎡당 분양가가 4000만원을 가뿐히 넘어 모든 주택형이 9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중도금 집단대출이 불가해질 가능성이 높아 수분양자의 자금 부담도 크다.

방배그랑자이는 전체 758가구로 조성되며 일반분양은 256가구다. 전용면적 59~84㎡로 구성돼 있다. 지하철 2호선 방배역까지 도보로 이동이 가능한 위치에 입지해 있으며 지하철 2·4호선으로 환승할 수 있는 사당역도 인근에 있어 교통 편리성이 높다. 서리풀터널이 개통되면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던 방배동의 가치는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서초구는 서리풀터널 개통에 맞춰 내방역과 서초대로 일대를 중심상업지역으로 개발하는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이 때문에 사전 무순위 청약에 대한 관심도 매우 큰 것으로 알려졌다. 9억원이 넘는 고분양가 단지에 관심을 갖는 수요자들은 대부분 1주택 이상을 소유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앞으로 강남권에서 분양하는 단지에서는 사전 무순위 청약이 당연한 절차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강남권에 분양을 받으려는 사람들은 청약 1순위 자격이 안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무순위에 몰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방배그랑자이도 견본주택이 아직 개관 전이지만 이미 무순위 청약 관련 상담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현금부자 위한 특혜"vs. "절차 공정해져"
사전 무순위 청약 제도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현금부자를 위한 특혜로 변질됐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실제 지난 10~11일 진행한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 사전 무순위 청약에는 1만4376명이 몰렸다. 1순위 청약자 수는 4857명으로 사전 무순위 청약자수의 3분의 1 수준이다. 청약통장이 필요없고 유주택자도 기회가 가는 사전 무순위 청약을 노린 사람들이 3배나 많다는 뜻이다.

지난 16일 진행한 '홍제역 해링턴 플레이스' 무순위 청약에서도 미계약분 174가구 분양에 5835명이 몰려 경쟁률은 평균 33.5대 1을 기록했다.

이에 무주택자들에게 청약 기회를 넓혀 주겠다는 제도 취지는 무색해지고, 당장 현금 동원이 가능한 재력가들에게 서울 시내 입지가 좋은 신규 아파트 당첨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반면, 그동안 건설사 재량으로 선정하던 미계약분 당첨 방식이 투명하고 공정해졌다는 주장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당 계약 이후에도 미계약분이 발생하면 선착순 등의 방식으로 계약분을 채웠는데, 금융결제원을 통해 접수를 받고 당첨자를 가리면서 과정이 더 투명해졌다"면서 "건설사 입장에서는 사전 무순위 청약에 많이 몰릴 것 같다고 판단될 경우 정식 1순위 접수 전 홍보효과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도입을 늘리는 사업장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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