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9 (일)

美, 이란산 원유 제재에 국제 유가 급등…석화·정유업계 긴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전자신문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이란산 원유수입 금지조치와 관련해 한국 등 8개국에 대한 한시적 제재 예외를 연장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가격 경쟁력이 높은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과 유가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을 이중고로 겪게 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을 통해 “현 이란 원유 수입국들에 대한 추가 제재유예 조치(SREs)를 시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2일 0시부터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는 세컨더리 보이콧 형식으로 미국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5일 대(對)이란 제재를 복원하면서 한국, 중국, 일본, 터키, 그리스, 이탈리아, 인도, 대만 8개국에 대해 180일간 한시적으로 예외를 인정한 바 있다.

이란발 공급 충격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제 유가는 들썩이고 있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7% 오른 65.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도 배럴당 2.9% 상승한 74.04달러에 마감했다. 모두 지난해 10월 말 이후 약 6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번 조치로 국내 정유·석유화학 업계 원가 경쟁력 약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 업체들이 주로 수입하는 이란산 원유는 콘덴세이트(초경질유)다. 콘덴세이트는 석유화학 제품 기본 원료인 나프타 함유량이 높아 석유화학 업체에 최적화된 유분이다. 이란산 콘덴세이트는 다른 지역 콘덴세이트와 비교해 가격이 최소 1~2달러 저렴하고 나프타 함량이 70% 이상으로 높아 국내 업체가 선호해왔다.

한화토탈, SK인천석유화학, 현대케미칼 등 이란산 콘덴세이트를 적극 도입해온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경우, 수입 중단과 유가 상승에 따른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이란 제재 이후 콘덴세이트 가격은 물론 원유 가격이 올라 원가 부담은 가중될 가능성이 있지만 수입선 다변화와 대체 유종 확보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면서 “향후 공정 안정 가동을 위해 이란산 콘덴세이트에 대해 수입국 다변화 등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유업계도 원유 도입 가격 상승 부담을 안게 됐다. 삼성증권은 국내 정유업계에 콘덴세이트 가격 상승에 따른 부정적 영향은 콘덴세이트정제설비(CFU) 의존도가 높은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SK이노베이션 순으로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GS칼텍스는 CFU 설비를 보유하지 않아 영향이 없다.

지난해 5월 미국의 이란 제제 복원 발표 이후 대응체계를 가동해 온 정부도 긴급 대응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3일 오후 김용래 차관보 주재로 '이란 제재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원유수급과 석유화학업계 영향을 검토하고 수출 기업 피해 최소화를 위한 지원대책을 재점검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석유화학업계는 수입선 다변화, 대체원유 확보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수출지원 유관기관은 유동성 지원과 대체시장 발굴 지원 등 수출 기업 피해대책이 차질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따며 “그동안 미국과 다각도로 협의해왔고 앞으로도 업계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미국과 지속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