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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죽음 외주화 그만" …노동계, 포스코건설 '최악 산재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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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발전·복지부 특별상…"죽을 수 밖에 없는 구조적 환경"

2위 세일전자, 공동3위 포스코·대림산업·한화

뉴스1

민주노총과 노동건강연대 등이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 앞에서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 기자회견'을 가지며 '위험의 외주화 금지' 손 피켓을 들고 있다. 2019.4.24/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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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부산 해운대 엘시티 신축공사 현장 등에서 지난해 노동자 10명이 숨진 포스코건설이 노동계가 선정한 '최악의 기업'으로 선정됐다.

노동건강연대, 민주노총 등으로 구성된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 캠페인단'(산재사망 캠페인단)은 2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9 최악의 기업' 명단을 발표했다.

산재사망 캠페인단은 '노동부 중대재해 발생보고 자료'를 바탕으로 포스코건설을 1위로 선정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3월 엘시티 신축공사 현장에서 자재가 떨어져 4명이 숨지는 등 한 해 동안 10명이 건설현장 산재로 목숨을 잃었다. 이들 10명은 전원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였다.

2위는 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세일전자, 공동 3위는 각각 5명이 숨진 포스코, 대림산업, 한화가 차지했다. 포스코 사망자는 전원 하청노동자였다. 공동 6위로는 4명이 목숨을 잃은 CJ대한통운, 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두영건설이 선정됐다.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30대 재벌기업의 사내유보금은 지난해보다 75조원 증가한 883조원에 달하는데 노동자의 손목을 비트는 것은 '악어의 눈물'이라고 생각된다"면서 "(기업들은) 위험의 외주화를 금지하고, 중대재해 사망에 대한 책임을 지라"고 강조했다.

산재사망 캠페인단은 지난해 12월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가 작업 도중 숨진 사고가 발생한 한국서부발전, 고(故) 박선욱 서울아산병원 간호사와 고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 사망 등 의사·간호사들의 잇따른 과로사·과로자살을 막지 못하는 보건복지부에 '특별상'을 수여했다.

발언자로 나선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는 "아들이 죽을 수 밖에 없던 구조적 환경이 사회 전반에 깔려 있어서 분노한다"면서 "우리도 미국처럼 기업살인 처벌법을 만들어서 서민들이 안전하지 않아서 죽지 않게끔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 소속 이루리 간호사는 "구조적인 병원사업장의 문제를 간호사의 자존감을 떨어지게 해 개인의 탓으로 떠넘기는 것은 명백한 '가스라이팅'(상황을 조작해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들고 판단력을 잃게 하는 정서적 학대 행위)"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정의당 여영국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이 함께했다. 여 의원은 "금속노동자 출신 국회의원인 제가 고 노회찬 의원을 이어가겠다"면서 "기업의 중대재해 처벌을 강화해 사고를 예방하고, 재해 예방을 위해 노조할 권리를 확대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캠페인단은 "정부는 탄력근로제 개악을 멈추고 위험의 외주화 금지를 명확하게 담은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령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캡페인단은 또 "기술개발과 미래 투자에는 관심 없고 싼 노동력으로 장시간 노동과 위험의 외주화를 통해 이윤을 남기려는 기업들의 행태를 법으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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