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노동자 5년치 임금 현상금 걸고
기한 내 자수하면 관대한 처벌 약속하자
앞다퉈 공안 찾아와 자수하는 장면 연출
최근 중국 인터넷을 달군 동영상 속 한 지명수배자의 말이다. 또 다른 동영상에서는 역시 단저우시 공안(公安, 경찰)에 의해 수배 중인 한 사람이 등장해 지금 랴오닝(遼寧)성에 있는데 “자수하러 가고 있다”고 말한다.
중국 하이난성 단저우시 경찰이 20일 인터넷에 띄운 인터넷 사기 용의자 자수 권유 통고문. 자수하면 관대하게 처벌하지만 거부하면 엄벌에 처할 것임을 밝혔다. [웨이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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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지난 18일 밤부터였다. 하이난성 단저우시 공안은 최근 기승을 부리는 인터넷을 매개로 한 각종 사기 범죄를 척결하기 위해 18일 밤과 19일 새벽을 기해 대대적인 검거 작전에 돌입했다.
하이난성 전체에서 1500여 경찰이 투입돼 197명을 붙잡았다. 그런데도 여전히 잡지 못한 110명이 있었다. 이에 단저우시 경찰이 아이디어를 냈다. 20일 새벽을 기해 인터넷에 이들의 명단을 공개하고 거액의 현상금을 내걸면서 자수하면 관대하게 처벌한다고 약속했다.
하이난성 단저우시 공안이 인터넷에 띄운 자수 권유를 본 뒤 자수하기 위해 무탕진 공안 사무실(한국의 파출소 해당)로 찾아와 줄을 서서 기다리는 용의자들. [중국 인민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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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놀라웠다. 20일 당일에만 53명이 단저우시 관할 경찰서에 나와 자수했다. 하이난성을 벗어나 타지에 있는 지명수배자들은 경찰이 설정한 자수 기한을 맞추지 못할까 걱정이 돼 ‘자수하겠다’는 동영상까지 찍어 단저우시 공안에 보내는 ‘예약 자수’를 했다.
하이난성 단저우시 경찰의 자수 권유 통고문을 보고 자수하러 온 인터넷 범죄 용의자들이 단저우시 산하 둥청진 공안 사무소(한국의 파출소 해당)에 앉아 조사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중국 인민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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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19일 하루 동안 299명이 자수하러 경찰서로 몰려와 북새통을 이뤘다. 이번 단저우시 경우엔 ‘자수를 예약하는 동영상’까지 등장한 데다 현상금이 커 중국 네티즌 사이에선 “자수하러 오다 (현상금을 노린 사람들에 의해) 납치되는 게 아니냐”는 우스갯말이 나왔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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