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리아 철군(PG) [이태호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시리아 지원요청에 동맹국들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여 미국의 시리아 철군 계획에도 차질이 우려된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소한 21개 동맹국에 시리아에서 '이슬람국가'(IS)가 부활하는 것을 막기 위한 병력 및 병참 지원을 요청했지만, 지금까지 거의 절반은 거절했고 나머지 국가도 명목상의 지원에만 동의했다고 WSJ은 미국 및 동맹국 관리들의 발언을 인용해 전했다.

시리아로 동맹국의 군대를 모으는 것이 여의치 않아짐에 따라 이 지역에서 병력을 철수한다는 미국의 계획도 복잡해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국의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최소한 두 차례에 걸쳐 공식 회의를 가졌고, 이런 회의를 통해 미국 측은 동맹국이 제공하기를 희망하는 목록을 제시했다고 WSJ은 전했다.

올해 1월에 열린 첫 회의에는 IS 격퇴 캠페인에 관여해온 영국, 프랑스, 독일, 덴마크, 노르웨이, 호주, 벨기에 등 7개 동맹국이 참가했다.

첫 회의가 열리기 전 미국은 이미 시리아에 주둔한 미군 2천여명을 모두 철수시킨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를 통해 알려진 미국의 시리아 철군 계획은 동맹국들의 반발로 다소 후퇴한 상황이었다.

두 번째 회의는 올해 봄에 열렸고, 첫 회의에 참여한 7개국을 제외한 유럽의 14개국이 참여했다. 참가국 중에는 동유럽 몇 나라도 있었다.

미국은 이 회의에서 군인 수를 못 박아 파병을 요구하기보다는 시리아의 안정을 위한 항공물류와 훈련, 금융지원 등 일반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상당수 동맹국은 IS 격퇴 이후 상황이 아닌, IS 격퇴 노력에만 동참하겠다는 뜻을 보였고, 그 외 동맹국도 시리아에서 미국, 러시아, 이란이 모두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상황에서 보다 장기적인 플랜을 요구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일부 국가는 군사적 지원을 거부하면서 인도적 지원이나 안정화를 위한 지원을 약속했다.

미국은 또한 아랍 동맹국에도 자금 지원과 비군사적 형태의 원조를 요청했다.

동맹국에 시리아 지원을 요청한 미국 관리 중에는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도 있다고 WSJ은 전했다.

미군과 미국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군은 IS 칼리프가 붕괴했다고 선언했지만, IS는 여전히 수천만 달러의 자금과 세포 조직을 보유하고 있고, 칼리프 재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때문에도 작년 12월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계획 발표 이후 미국은 병력을 모두 빼지 못하고 있다. 미군은 향후 몇 개월 동안 시리아에서 1천여명의 병력을 유지할 계획이다.

동맹국이 시리아를 충분히 지원하면 미국은 시리아 철군 계획을 고수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 국방부의 한 관리는 WSJ에 "사태가 어떻게 해결될지 말하기는 시기상조"라며 "어떤 형태로든 동맹이 결집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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