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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기록을 찾아가는 여행-재즈의 출발, 뉴올리언스 New Orle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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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일생에 한번은 가 보고 싶어하는 곳 중 하나로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뉴올리언스가 있다. 세계 재즈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곳은 이미 뉴욕, 파리, 런던 등 세계의 문화가 혼합 완료된 대도시들이지만 그 도시의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재즈 뮤지션들도 언젠가 뉴올리언스 여행을 꿈꾸기는 매 한 가지이다. 뉴올리언스는 18세기, 미시시피강 하구에 건설된 항구 도시로 재즈와 함께 오래된 문화가 살아 숨쉬는 곳이다. 300년 넘은 이 고도에서 느끼고 즐길 수 있는 것은 너무도 많다. 재즈는 그중 하나이자 가장 중요한 아이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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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하나로 세계적인 도시가 되었다고?

뉴올리언스 시티가 생기기 전, 이곳은 장장 6000km 이상을 흘러온 미시시피강이 그 긴 여정을 끝내고 천천히 멕시코만으로 들어가는 늪 지대였다. 1718년, 유럽 대항해 시대 신대륙 사냥꾼들의 먹잇감이었던 북아메리카 대륙의 남단 루이지애나 일대는 프랑스가 소유하고 있었다. 프랑스는 이 기회의 땅과의 교역을 위한 항구가 필요했고, ‘뉴올리언스’는 그렇게 건설되었다. 뉴올리언스는 영어이지만, 그 어원은 ‘오를레앙 Orleans’이다. 오를레앙은 프랑스 파리 남서쪽 방향 130km 지점에 위치한 문화 역사 도시이다. 미국의 뉴올리언스는 항구도시로 문을 열었고, 교역 내용 가운데에는 아프리카에서 ‘팔려 온 노예’들도 상당수 있었다. 그들은 미국 남부 지역 곡창의 일꾼이나 가정부로 ‘매매’되었다. 재즈의 출발을 이 아프리카 출신 노예들의 한 맺힌 감성의 결과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사실 노예 매매 시대에 재즈가 일어난 것은 아니다’라는 게 재즈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개항 초기 뉴올리언스의 인구는 흑인이 압도적이었다. 소수 백인들은 주로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스페인 등 유럽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이었다. 세월이 흘러 아프리카, 유럽, 미국, 남미의 문화가 결합되면서 뉴올리언스는 문화의 다양성이 꽃피우기 시작했고, 세대가 넘어가는 과정에서 흑인과 백인이 결혼하는 일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렇게 유럽 시민이 식민지 시민과 결혼해서 탄생한 인류는 ‘크리올 Criole’이라고 불렸다. 당시 뉴올리언스의 크리올은 유색인종이었으나 조상이 유럽인이라는 이유로 귀족으로 생활했고, 유럽으로 건너가 신학문, 음악, 미술을 공부할 수 있었다. 재즈의 탄생도 유럽에서 클래식을 공부하고 돌아온 크리올과 노예 신분으로 아프리카 정서를 담은 리듬과 멜로디의 음악을 자유분방하게 연주하고 즐기던 흑인들의 교류 시점으로 보는 게 일반적인 정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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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재즈의 본향이 된 뉴올리언스는 음악과 예술과 건축과 문명에 세월의 더께가 더해지면서 유서 깊은 도시로 숙성되었다. 재즈의 도시답게, 거리 전체가 오디오룸인 것처럼 음악이 퍼져 나오고 곳곳에서 벌어지는 거리 공연은 여행자들의 기분을 달큰하게 만들어주기에 충분하다. 오래된 다문화 역사가 만들어 낸 세계의 음식들, 오래된 시간의 흐름을 물씬 느끼게 해 주는 300년 역사의 건축물들, 항구도시의 전통과 문화를 탐구할 수 있는 각종 박물관과 갤러리 등 문화가 넘쳐흐르는 세계적인 여행지가 되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뉴올리언스 여행의 주제는 역시 음악이다. 뉴올리언스는 재즈뿐 아니라, 자이데코, R&B, 소울이 시작된 도시이다. 그뿐이겠는가! 뉴올리언스의 재즈를 전 세계인들의 가슴에 깊이 각인시킨 아티스트들, 루이 암스트롱 Louis Armstrong, 트롬본 쇼티 Trombone Shorty, 브랜포드 마살리스 Branford Marsalis, 헨리 코닉 주니어 Harry Connick Jr 등 재즈의 전설부터 동시대의 아티스트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곳 역시 뉴올리언스이다. 재즈 탄생의 주인공인 크리올의 문화를 절절하게 느낄 수 있는 동네 포부르 마리니 Faubourg Marigny 또한 뉴올리언스 여행에서 가슴에 켤 수 있는 촛불 중 하나다. 뉴올리언스 재즈의 전통을 보존하기 위해 건립된 프리저베이션 홀 Preservation Hall 또한 재즈 도시 뉴올리언스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방문 포인트이다.

뉴올리언스 여행의 두 번째 주제는 역사와 건축 탐방이다. 세인트 찰스 애비뉴 St. Charles Avenue, 카날 스트리트 Canal Street, 리버프론트 Riverfront 등지에서 전차를 타고 거리를 탐방하노라면 도시 전체가 문화재라는 생각이 든다. 무려 20곳이 넘는 지역이 문화 지구로 지정되어 있고, 문화 지구의 비주얼을 이끄는 주인공은 역시 건축물들이다. 가든 지구 Garden District의 세인트 찰스 애비뉴에 늘어선 호화로운 저택들, 몬텔레오네 호텔 Hotel Monteleone의 초현실적인 회전식 바, 18세기에 건설, 현존하는 미국 최고령 성당인 세인트 루이스 대성당 St. Louis Cathedral 등을 보지 않고 뉴올리언스 여행을 이야기할 수는 없다. 뉴올리언스의 역사와 문화를 총정리할 수 있는 박물관들도 꼭 챙겨야 할 여행지들이다. 국립 제2차 세계대전 박물관 National World War II Museum, 프레스비테르 박물관 Presbytere Museum, 카빌도 주립 박물관 Cabildo State Museum 등이 그곳들이다.

뉴올리언스에서 즐길 수 있는 모든 것들

(*기사 하단의 해당 체험들의 경우 유료 상품인 점을 염두에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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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가이드와 함께 걷는 재즈 투어

뉴올리언스가 낳은 재즈의 전설 루이 암스트롱의 이름은 도시 곳곳에서 발견된다. 루이암스트롱 공항이 그렇고, 재즈 투어가 시작되는 루이 암스트롱 공원 또한 그중 한 곳이다. 이곳에서 재즈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오래 전 시간을 느낄 수 있는 건축물, 바, 레스토랑 등에서 벌어지는 재즈 공연을 체험할 수도 있다. 투어는 야간 미술시장에서 끝이 나는데, 이후에 뉴올리언스의 나이트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핫플레이스 투어를 가이드로부터 제안받을 수 있다.

-Info 현지 영어 가이드 / 맥주 한 캔 / 전차 이용 시 티켓 제공 / 21세 미만 참여 불가

▷출발지점 Louis Armstrong Park(공원 입구, 아치 밑의 통로 밑), 701 N. Rampart St., New Orleans, LA 7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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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메 프티 재즈 박물관에서 뉴올리언스 음악 듣고 배우기

뉴올리언스의 재즈를 눈과 귀로만 보고 듣고 즐기는 게 아니라, 콩고 스퀘어에서 드럼 소리를 디테일하게 들어보고 뉴올리언스의 대표적인 재즈 스트리트인 트렘Treme에서 재즈를 듣고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성어거스틴 교회에서는 무명 노예들의 무덤 투어도 진행된다.

▷출발지점 프렌치 쿼터 French Quarter. 718 N Rampart Street (Orleans & N Rampart Street 코너)의 부두 라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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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기기관선박 나체호(Natchez)에서 맛보는 뉴올리언스 재즈 크루즈

뉴올리언스의 유일한 증기선을 타고 오래된 도시의 풍광을 보고 전통 음식(별도 비용, 글루텐 없는 식사만 가능)과 재즈의 향연을 즐길 수 있는 크루즈이다. 승선 시간은 약 두 시간. 브런치, 런치, 디너 시간에 맞춰 승선하면 식사와 함께 ‘기선 투어’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

▷출발지점 Jax 양조장, 뉴올리언스, LA 70130 뒤 Toulouse 스트리트 워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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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지애나 Bayous 2시간 늪 투어

매혹적인 루이지애나 습지를 가장 가까운 지점에서 체험할 수 있는 투어다. ‘케이준 컨트리 Cajun Country’를 경유하는 이 프로그램은 늪보트를 타고 진행되는데, 조류, 사슴 등 야생동물, 지역 특유의 식물, 악어 등 늪 지대 특유의 생태계를 관찰할 수 있다. 늪 투어에서 만나는 악어들은 크기가 작은 종들이다. 방수복이나 비옷이 필요할 수도 있다.

▷출발지점 110 Frenier Road, La Place, LA 70068 - La Place Exit 209 - 램프 바닥에서 우회전 – 케이준 프라이드 Cajun Pride에서 출발

▶뉴올리언스 오크 앨리 농장 반나절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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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유명한 ‘오크 앨리 농장 Oak Alley Plantation’ 투어다. 1839년에 만든 이 농장에는 250년이 넘는 오크 나무 가로수길이 방문자 가슴을 녹여버리는 고풍 그 자체의 풍광을 이루고 있다. 미국 남부의 전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 이곳에서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원색’ 등의 영화가 촬영된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개척 시대 뉴올리언스의 꼿꼿한 이야기가 담긴 오크 앨리 농장 투너는 재즈 투어 못지 않은 명품 투어로 인기가 있다.

-Info 건물 노화로 2층 접근은 외부 계단으로만 가능 / 농장 내 사진 촬영 금지

▷출발지점 그레이 라인 등대 티켓 사무소

▶뉴올리언스 국립2차세계대전 박물관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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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2차세계대전 박물관은 뉴올리언스의 최고 명소다. 2차세계대전은 미국이 세계를 실질적으로 제패하는 계기가 되었다. 미국의 자존심을 우뚝 세운 전쟁을 기념하는 공간인 것이다. 이 박물관은 특별한 관람법을 창조했다. 대부분 전쟁 기념관은 전쟁과 승리, 그리고 영웅들의 이야기로 채워지기 일쑤다. 하지만 이곳은, 전쟁의 관점을 영웅과 전장은 물론, 병사, 외국인, 적국이었던 일본인, 그리고 미국의 평범한 가정의 시각에서 전시하고 있다. 이것은 지난 세월의 전쟁이 회고와 반성의 대상만이 아닌, 오늘을 살아가는 나 자신의 일이라는 자각을 하게 해 준다.

-위치 945 Magazine St, New Orleans, LA 70130 USA

▶세인트루이스 묘지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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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게는 공원묘지 투어다. 세인트루이스 묘지는 뉴올리언스에서 가장 오래된 지상 묘지로, 이곳을 들어가려면 가톨릭 대교구의 허가를 받은 여행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야 한다. 유명한 설탕 남작의 무덤, 뉴올리언스 시민들의 심금을 울렸던 뮤지션, 부두 왕비 마리 라보 등 뉴올리언스의 역사와 함께 살고 죽은 망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뉴올리언스와 미국의 역사, 시민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위치 425 Basin St., New Orleans, LA 70112 USA

뉴올리언스에서 꼭 먹어야 할 음식 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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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검보 GUMBO 뉴올리언스의 다양한 식재로 만든 요리. 아욱의 일종인 오크라와 새우, 굴, 게살, 닭고기, 오리고기 등 다양한 고기를 넣어 끓인 후 쌀밥을 덮어 먹는 음식이다.

▷2. 잠발라야 Jambalaya 다양한 고기와 제철 해산물을 만드는 음식. 큼지막한 새우와 안남미가 눈에 훅 들어온다. 식재료 가운데 악어고기가 들어가 있다. 맛은 닭고기와 비슷하다.

▷3. 가재 에투페 프랑스 정통 전체 요리이다. 가재의 살, 양파, 피망, 마늘 등이 듬뿍 담겨있고, 후추로 간을 해 톡 쏘는 매콤함이 매력이다. 쌀밥과 함께 먹는다.

▷4. 브레드 푸딩 우유, 달걀, 설탕을 듬뿍 넣고 구운 빵에 독한 버번과 당분을 베이스로 만든 소스를 부어 만든 푸딩이다. 생각만 해도 단맛이 올라오는, 전형적인 미국식 음식이다. 화이트초콜릿, 생크림의 원조 샹티이 크림을 올리기도 한다.

▷5. 레드 빈스 앤 라이스 ‘냉장고를 부탁해’ 뉴올리언스 버전의 음식이다. 일요일에 온 가족이 함께 먹다 남은 폭찹을 월요일에 다시 조리해 먹는 음식으로 종일 끓인 팥과 기본 재료, 그리고 밥을 함께 먹는다.

▷6. 바나나 포스터 Bananas Foster 바나나를 버터에 끓여 시나몬, 다크럼, 바나나 리퀴르 등을 넣고 그 위에 아이스크림을 올려 먹는 일종의 디저트 메뉴이다. 뉴올리언스에서는 흔히 만날 수 있다.

이 밖에 흔하디 흔하지만 언제 먹어도 맛있는 ‘삶은 가재’, 뉴올리언스가 원조인 ‘굴숯불구이’ 등도 뉴올리언스 여행에서 꼭 챙겨 먹어봐야 할 특별한 메뉴들이다.

[글 이누리(아트만텍스트씽크) 사진 위키미디어, 픽사베이, 셔터스톡, 미국관광청]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76호 (19.04.3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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