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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안병용 ‘문희상 호위무사’ 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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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안병용 의정부시장. 사진제공=의정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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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파이낸셜뉴스 강근주 기자] 안병용 의정부시장이 24일 문희상 국회의장 호위무사를 자임하고 나섰다. 문희상 의장은 이날 '페스트 트랙'과 '사보임' 문제를 놓고 자유한국당 의원의 집단방문에 시달리고 성추행 파문에 휩싸였다. 이에 울분을 삭이지 못한 문희상 의장은 혈압이 치솟아 국회 의무실에서 응급조치를 받고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런 일련의 상황에 대해 안병용 의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국회와 국회의장 문희상 함께 쓰러지다'란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이 찬란한 봄날, 대한민국 국회와 국회의장 문희상이 함께 쓰러짐을 본다"며 "봄날 흩어지는 꽃잎보다 허망하고 비통하다"고 토로했다.

게시글은 이어 "문 의장님 이러려고 의장하셨습니까? 제 마음도 함께 무너진다"며 "당신은 전도양양한 젊은 시절 감옥 가고, 서슬 시퍼런 독재에 맞서며 한평생 민주주의를 실현하고자 경기북부의 최고 부자가 재산은 다 쪼그라들어 전 재산이 3억도 안된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또한 "국회 권위와 품위를 목숨보다 더 귀하게 여겨 오신 자신의 국회의장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짐에 낙담하셨을 것"이라며 "의장에 대한 존중과 존엄은 대한민국의 존엄이며 헌법에 대한 경의의 표시"라고 주장했다.

게시글은 특히 "국회의원은 대화와 타협으로 성과를 내고, 의장에게 진정한 사과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반성이 있기를 권한다"고 제언했다.

안병용 시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며 빠른 속도로 네티즌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네티즌은 이 글에 대해 문희상 의장을 향한 충성심이 절절히 묻어나지만 국회의원의 경거망동 지적은 적확하고 10년 묵은 체증이 확 가실 정도라는 반응이 주류를 이룬다.

특히 지역 정계나 관가에는 “역시 안병용 시장다운 행보” “문희상 의장 호위무사 전면 등장” “공개적으로 문희상 의장을 정치적으로 경호하는 대범함과 순발력이 놀랍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한편 문희상 의장은 6선 국회의원으로 의정부시가 지역구이며 안병영 시장은 작년 6.13 지방선거에서 의정부시장 3선에 당선됐다. 때문에 두 정치인은 지역기반도 더불어민주당 정당도 같은 정치적 동지 또는 동반자 관계로 알려졌다.

파이낸셜뉴스

안병용 의정부시장 페이스북 갈무리


다음은 안병용 의정부시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이다.

-대한민국 국회와 국회의장 문희상 함께 쓰러지다-

이 찬란한 봄날, 대한민국 국회와 국회의장 문희상이 함께 쓰러짐을 봅니다.

봄날 흩어지는 꽃잎보다 허망합니다. 비통합니다.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국회의장실에 몰려와 모욕에 가까운 항의와 농성에 분함을 못이겨 몸이 견디지 못했나 봅니다.

아니 한 평생을 지키려 했던 의회민주주의의 붕괴를 막지 못한 자괴감으로 마음이 무너져 내렸을 겁니다.

쟁점은 보통사람은 조금은 생소한 '패스트 트랙'과 '사보임' 때문입니다.

'패스트 트랙'은 국회에서 발의된 안건의 신속 처리를 위한 제도로 집권여당에서는 공수처 설치와 연동형비례대표제 등을 패스트 트랙으로 처리하고자 합니다.

'사보임'은 국회 상임위원회를 변경하는 것을 말합니다.

어제 가까스로 바른미래당에서 이 패스트 트랙을 추인하였으나 바른미래당 국회사법개혁특별위원회 간사인 오신환 의원이 개인 신념으로 반대하고 있고, 이에 바른미래당이 사보임을 해 간사를 교체하려 하자 자유한국당에서는 허가권자인 의장에게 허가를 하지 말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에 문의장님은 여, 야 그리고 이해관계자들이 원만히 타협해 오라는 당부를 하였고 이에 격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문의장님! 이러려고 의장하셨습니까? 제 마음도 함께 무너집니다.

당신은 전도양양한 젊은 시절 감옥 가고, 서슬 시퍼런 독재에 맞서며 한평생 민주주의를 실현하고자 했습니다.

경기북부의 최고 부자가 재산은 다 쪼그라들어 전 재산이 3억도 안됩니다.

문의장님은 늘 말씀하셨습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대한민국은 백성이, 국민이 주인이다. 그러니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시장도 한시적 국민의 머슴이다'라고 그리고 '그 주권자의 민의가 모인 곳은 국회다, 누구도 국회의 권위를 무너트리는 것은 헌법의 부정이고 대한민국의 부정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대통령이라도 국회를 존중하고 함부로 해서는 안되며 국회의원 스스로는 자부심과 함께 자중자애 그리고 스스로 국회의 권위와 품위를 지켜야 한다고 했습니다.

지금 국회의 권위와 품위를 목숨보다 더 귀하게 여겨 오신 자신의 국회의장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짐에 낙담하셨을 것입니다.

아! 슬프다. 아! 안타깝다. 우리는 얼마나 더 망하고 얼마나 더 아파야 제 정신을 차린단 말인가!

망하는 자 스스로를 먼저 모욕하고, 그리고 후에 남이 모욕을 한다 하였습니다.

의장에 대한 존중과 존엄은 대한민국의 존엄이며 헌법에 대한 경의의 표시입니다.

국회의원님, 정중하게 부탁드립니다.

문 의장님을 정중하게 잘 대해 주세요.

제가 아는 문 의장님은 절대 당리당략에 치우칠 분이 아닙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든지 대화와 타협으로 성과를 내주십시오.

그리고 의장님께 진정한 사과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반성이 있기를 권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법과 질서를 그리고 국회가 스스로 품위를 저버린다면 그 다음 대한민국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문 의장님! 몸과 마음이 아프시더라도 참으시고 속히 쾌차하십시오.

오늘은 문 의장님도 아프고, 나도 아프고, 많은 이가 아파할 것 같습니다.

우리 국회에는 정녕 언제 봄이 오려는가!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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