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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메모리 불황'에 SK하이닉스 직격탄…1분기 영업익 1조원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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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부터 D램 가격하락 폭 줄고
낸드 공급조절해 ‘숨통’ 틀 듯

SK하이닉스가 1분기(1~3월) 영업이익이 1조3665억원에 그쳤다고 25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4조3673억원)과 비교해 69% 줄었다. 이 같은 영업이익 감소 폭은 2012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매출액은 6조7727억원으로 22% 줄었다.

SK하이닉스가 주력 제품인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를 사는 스마트폰·데이터 센터 고객들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메모리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이 직격탄이 됐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은 최근 증권 전문가들이 예상해 온 전망치와 거의 맞아 떨어져 시장에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이달 초 삼성전자가 1분기 잠정 실적을 공개하고 영업이익이 작년 1분기보다 60% 줄어든 6조2000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고 발표하면서 SK하이닉스의 실적 부진도 예고됐기 때문이다. 최근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6조3281억원, 1조3061억원 수준으로 전망해 왔다.

조선비즈

지난해 완공된 SK하이닉스의 청주 공장(M15) 전경. SK하이닉스는 이 공장에서의 제품 양산을 당초 계획보다 늦추겠다고 했다. /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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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2분기부터는 모바일과 서버용 D램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용량 D램을 탑재하는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서버용 D램 수요도 늘고 있다는 것이 근거다. 낸드플래시 역시 1년 넘게 가격 하락이 지속하면서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하락 폭이 줄어들고 메모리 수요가 다시 늘어나면서 SK하이닉스 실적은 2분기 바닥을 찍고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D램 가격(PC D램 고정가격 기준)은 지난 2018년 10월 고점을 찍은 뒤 지난 3월 말까지 44% 하락했다. 2분기에 20% 정도 추가로 떨어질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보고 있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SK하이닉스를 포함한 공급업체들의 재고가 크게 늘어나면서 업계가 가동률 조절을 본격화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낸드 가동률 조절을 언급한 곳은 도시바·마이크론테크놀로지 정도지만, 국내 낸드 공급업체 역시 가동률 조절에 나선 것으로 반도체 업계에서는 파악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지난해 청주 신규 공장(M15)에서의 제품 양산을 당초 계획보다 늦추겠다고 밝혔다.

다만 SK하이닉스의 매출 중 13%(블룸버그 집계 기준)를 차지하는 최대 고객사 애플은 올해 초 판매량 전망치를 낮췄고, 데이터 센터 사업자들 역시 글로벌 경제 전망이 악화하면서 주문을 줄이고 있는 형편이어서 하반기까지도 메모리 불황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미국 반도체 회사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는 "역사적으로 볼 때 반도체 사이클이 성장 궤도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4~5분기 정도의 불황기를 거치는데, 현재 2분기가 지났다"며 "수요가 회복되는 데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메모리 수요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와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공존하는 시장에서 원가절감과 품질확보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D램 생산을 위해 미세공정 전환에 박차를 가하는가 하면, 원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낸드플래시 초기 제품 생산을 중단하는 식으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장우정 기자(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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