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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의정부음악극축제 내달 10일 개막···화제작 '맥베스' 등 볼거리 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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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폴란드 극단 ‘비우로 포드리지’가 오는 10~11일 의정부 시청 앞 광장에서 공연하는 대형 야외극 <멕베스>의 한 장면. ⓒK. Bielins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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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유일하게 ‘음악극’에 오롯이 촛점을 맞춘 의정부음악극축제(집행위원장 박형식, 총감독 이훈)가 막을 올린다. 5월 10일부터 19일까지 열흘간 의정부예술의전당 및 시청 광장에서 열린다. 18회째를 맞은 올해에는 ‘Connecting Roads : 잇다’라는 주제를 내걸었다. 이훈 감독은 “끊어진 길을 잇는다”라는 의미라고 설명하면서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갈등과 단절을 극복해보자는 것, 아울러 남북의 끊어진 길도 이어지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라고 밝혔다. 이번 축제에서는 한국, 덴마크, 미국, 이탈리아, 프랑스, 폴란드, 호주 등 7개국에서 40여개 단체가 참여해 총 70여회의 공연이 펼쳐진다.

가장 관심을 끄는 공연들은 역시 공식 초청작 6편이다. 개막작으로 초청된 작품은 폴란드의 극단 ‘비우로 포드리지’의 <맥베스>다. 10~11일 시청 앞 광장에서 펼쳐지는 대형 야외극이다. 이 극단은 10년 전에도 의정부음악극축제에서 공연했고 이번에 다시 초청받았다. 이 감독은 “지금까지 축제에서 선보였던 작품들 가운데, 관객과 평론가들이 가장 호평했던 작품으로 기억한다”면서 “10년 전과 지금을 잇는다는 마음으로 다시 공연한다”고 설명했다. 알려져 있듯이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가운데 한 편으로 꼽히는 <맥베스>는 어둡고 무거운 작품이다. ‘이런 작품이 야외 공연으로 적합할까’라는 의구심에 대해 이 감독은 “기존에 생각하던 <맥베스>와 매우 다를 것”이라면서 “공연 중에 오토바이가 달리는 등 아주 역동적이고 볼거리가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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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극단 ‘비우로 포드리지’가 오는 10~11일 의정부 시청 앞 광장에서 공연하는 대형 야외극 <멕베스>의 한 장면. 의정부음악극축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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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극단 ‘라 코르도네리’가 오는 10~11일 의정부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백설공주(또는 베를린 장벽의 붕괴)>. 의정부음악극축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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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에서 <맥베스>를 공연하는 이틀 동안 의정부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는 프랑스의 극단 ‘라 코르도네리’의 <백설공주(또는 베를린 장벽의 붕괴)>가 관객을 기다린다. 제목이 암시하듯이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의 상황과 널리 알려진 동화 <백설공주>를 결합했다. 공연과 영상이 연결되는 ‘시네마 퍼포먼스’ 형태의 작품이다. 이 감독은 “주인공과 의붓어머니가 갈등의 고리를 뛰어넘어 다시 이어지는 과정을 그린다”면서 “1989년 베를린의 상황을 극으로 가져오면서, 인간 관계의 회복뿐 아니라 분단의 극복이라는 메시지도 함께 전하는 문제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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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8~19일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제프 소벨의 <HOME>은 ‘집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PEGGY BAUD-WOOLS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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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측에서 개막작만큼 심혈을 기울이는 공연은 역시 마지막을 장식하는 작품이다. 18~19일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는 미국의 연출가 제프 소벨의 <HOME>이 폐막작으로 무대에 올라간다. 지난해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에도 초청됐던 이 작품은 ‘집’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라이브 음악과 움직임, 마술 등으로 젠트리피케이션과 이주 문제 등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공연이다. 이 감독은 “한마디로 ‘집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면서 “집을 재산 증식의 수단으로 여기는 한국 사회에서 시의 적절한 공연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목이 암시하듯이 “집은 하우스(House)가 아니라 홈(Home)이라는 것, 사고 파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사는 곳’ ‘관계를 만드는 곳’이라는 메세지를 전한다”는 설명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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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8~19일 의정부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는 한국과 덴마크 예술가들이 협업한 <무빙스토리>가 펼쳐진다. ‘난민 문제’를 형상화한다. 의정부음악극축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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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극장에서 <HOME>이 공연되는 이틀 동안 소극장에서는 한국과 덴마크 예술가들이 공동 작업한 <무빙스토리>가 펼쳐진다. 일체의 대사 없이 한국의 전통음악과 덴마크의 음악, 아울러 신체의 움직임만으로 이뤄지는 공연이다. 세계 공통의 이슈인 ‘난민 문제’를 다룬다. 이 감독은 “무대와 관객이 이분법적으로 나뉘는 기존 공연들과 매우 다를 것”이라면서 “배우와 관객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공연, 현장에서 관객들과 함께 완성되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공식 초청작으로는 한국의 극단 ‘브러쉬씨어터’가 선보이는 <리틀 뮤지션>(13~15일, 소극장), 극단 ‘학전’의 <지하철 1호선>(15일, 대극장)이 있다. <리틀 뮤지션>은 어린이 관객들에게 환영받을 만한 공연이다. 우즈베키스탄의 동화작가 파르하지 라임 하키모비치의 <작은 악사>에 연극적 상상력을 더한 ‘사운드극’이다. <지하철 1호선>은 1994년 초연돼 지금까지도 공연되는 한국 창작 뮤지컬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다.

의정부음악극축제는 2002년 시작돼 지난해까지 140만명 가까운 관객이 다녀갔다. 주최측은 올해 관객을 약 10만명으로 예상했다. 이 축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역대표공연예술제 지원사업’에서 4년 연속 우수 등급으로 선정되는 등 국내의 대표적인 공연예술축제로 자리했다. 공식 초청작 외에 예술교류, 전시, 체험 등 다양한 행사도 함께 마련한다. 축제 종료 후에 ‘공연예술축제 아카데미’와 ‘음악극학교’ 등을 운영해 전문인력 육성 및 청소년 교육도 진행한다.

문학수 선임기자 sachi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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