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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윗집 할머니 살해' 조현병 10대, 입에 담기 힘든 욕설 메모도…경찰은 구두 경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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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지난 24일 오전 창원 마산합포구 한 아파트 복도에서 이웃주민 할머니를 숨지게 한 10대 청소년이 경찰에 붙잡혀 아파트를 빠져나오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아파트 위층에 거주하는 할머니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10대 조현병 환자 A(18)군이 과거에도 수차례 할머니 집을 찾아가 소란을 피운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할머니 유족은 2017년 5월 해당 아파트로 이사한 후 A군이 할머니 집 유리창을 깨거나 휴지, 욕설 메모 등을 집 주변에 붙이는 등 지속적으로 괴롭혀왔다고 2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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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층 할머니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A군이 과거에 할머니를 괴롭혔을 당시 할머니가 생전에 남긴 피해 메모. 유족 제공


숨진 할머니는 생전에 괴롭힘 당한 날짜와 내용을 자필로 적어놓았고, A군이 입에 담기 힘들 정도의 욕설을 적은 메모도 집 내부 벽면에 붙여놓았다.

당시 할머니의 신고로 경찰이 한 차례 출동했지만, 폭행이 없었고 A군이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구두경고를 주는 식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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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층 할머니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A군이 과거에 할머니 집 대문에 붙인 욕설 메모. 유족 제공


당시 A군은 ‘왜 이런 행동을 하느냐’는 할머니와 유족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A군은 편집성 정신분열증(조현병) 진단을 받고 9월 자퇴했고, 이후 주로 집에 머물며 아버지와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은 그해 12월과 지난해 8월 자퇴한 학교를 찾아가 교문에서 고함을 지르고 학교 관계자를 때려 중상을 입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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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오전 10대 청소년이 위층에 거주하는 할머니를 숨지게 한 ‘묻지마 살인’ 사건이 발생한 창원 마산합포구 한 아파트 복도를 취재진이 둘러보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A군은 지난 24일 오전 8시쯤 창원시 한 아파트 6층 복도에서 본인 집 위층에 사는 할머니 집 주변에서 한 시간 가량을 기다리다가 외출하는 할머니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 당시 할머니는 중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고, A군은 범행 이후 본인 집에 있다가 검거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할머니를 죽여야 몸이 낫는다는 생각에 범행을 저질렀다”며 횡설수설했고 이후에는 “(할머니를) 죽여도 (병이) 안 낫는다. 망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피해 할머니 유족은 “할머니께서 계속 신고를 했더라면 이번 사건을…”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경남 마산중부경찰서는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A군의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며 보충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봄이 온라인 뉴스 기자 s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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