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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30시간 연수받은 교사에게 `IT 꿈나무` 키우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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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개혁 가로막는 교피아 ⑤ ◆

서울 소재 한 초등학교의 A교사는 "초등학교는 1년에 17시간을 가르치도록 되어 있지만 소프트웨어(SW)에 대한 이해, 저작권 등의 교육 시간을 제외하면 학생들이 실제 코딩을 접하는 시간은 8~9시간에 불과해 '수박 겉 핥기'가 되고 있다"며 "전문교사 지원 없이 SW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것을 기대할 순 없다"고 토로했다. 우여곡절 끝에 SW 교육이 의무화됐지만 학교 현장은 혼란의 도가니였다. 30시간에 불과한 교사 연수로 학생들에게 코딩을 통해 논리력과 창의력을 가르치라는 교육부의 지시에 교사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A교사는 "SW 교육이 형편없다는 언론의 지적에 교육부의 답이 '교사 연수'가 아니었으면 한다"며 "연수보다는 전문교사 양성 체계가 시급하다"고 일갈했다.

경기도 성남시 소재 한 초등학교의 B교사는 "코딩이 중요하다는 점은 많은 교사가 동의하고 있지만 코딩을 전문적으로 가르칠 교사가 없다"고 했다.

평택에 위치한 소사벌초등학교의 경우 1~6학년 모두 코딩 과목을 듣는다. 방학 동안 SW캠프를 열어 2주 이상 학생들에게 SW를 집중적으로 가르치기도 한다. 김동준 소사벌초 교사는 "빠르게 움직인 학교들은 전문연수, 교구 개발 등을 통해 아이들이 SW를 접할 수 있는 시간을 늘려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장이나 해당 시도 교육감이 SW에 관심 있는 경우 방과 후 활동이나 방학 등을 이용해 학생들에게 추가로 SW 교육을 하는 학교도 있다. 이에 현장에서는 교육부가 시수를 건드리지 못하면서 SW 교육에 대한 책임을 각 시도 교육청으로 떠넘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정연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지금처럼 시수, 교사 수, 인프라스트럭처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학교별 SW 교육의 질 차이가 조금씩 벌어질 수밖에 없다"며 "결국 이 같은 차이가 훗날 또 다른 빈부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희삼 광주과학기술원(GIST) 기초교육학부 교수는 "앞으로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에서는 코딩이 기본적인 문해력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코딩을 할 줄 아는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들의 생산성이 차이가 날 것이고 결국 직업의 폭도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별취재팀 = 정석우 기자 / 원호섭 기자 / 고민서 기자 / 김유신 기자 / 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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