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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 (월)

'공익신고자' 김태우 전 수사관, 검찰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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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이 공무상 비밀 누설혐의로 기소됐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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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특별감찰반 근무 당시 알게 된 비밀을 유출한 혐의로 고발된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이 25일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지난 2월 22일 김 전 수사관은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공익신고자 지위를 확인받았지만, 앞으로 불구속 상태서 법정 다툼을 벌이게 됐다.

수원지검은 이날 김 전 수사관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검찰 등에 따르면 김 전 수사관은 지난해 우윤근 주 러시아 대사의 취업청탁 의혹 첩보, 특감반 첩보보고서 목록, 김상균 철도시설공단 이사장 비위첩보 등 5개 내용을 외부로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 첩보가 ‘공무상 비밀’로서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다고 봤다. 이런 판단에는 공항철도 관련 첩보, KT&G 동향 보고 유출 관련 감찰자료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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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윤근 주러시아 대사.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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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대사 관련 첩보는 공익신고 해당 안 돼"
이중 김 전 수사관이 폭로한 우 대사의 취업청탁 의혹은 지난 2009년 4월 당시 국회의원이던 우 대사가 부동산개발업체 대표 장모씨에게 “조카를 포스코건설에 취업시켜주겠다”며 두 차례에 걸쳐 1000만원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우 대사 측근이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문제가 될까 봐 돈을 돌려줬다는 의혹도 첩보에 담겼다.

청와대는 폭로가 불거지자 과거 정부 검찰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후 검찰은 김 전 수사관의 폭로 이후 관련자들과 우 대사를 비공개 소환 조사했지만,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고 보고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일종의 ‘공익신고’로 볼 수 있지만 취업청탁을 대가로 뇌물을 수수한 경우는 실제 공익신고에서 규정한 내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또 이미 문제없음으로 결론난 사안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오히려 국가기능의 정상적인 작동에 저해가 이뤄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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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블랙리스트 문건 의혹을 받는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2일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송파구 동부지방검찰청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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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블랙리스트 작성의혹은 기소 안 돼
반면 김 전 수사관의 또 다른 폭로인 환경부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 11개 내용에 대해서는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보고 재판에 넘기지 않았다. 이미 언론보도 등을 통해 외부에 알려진 내용인 만큼 비밀로 판단할 수 없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검찰로 복귀한 김 전 수사관은 특감반원 근무 당시 이인걸 특감반장과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조국 민정수석 등의 지시로 민간인 사찰이 포함된 첩보문건을 생산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청와대는 관련 의혹을 모두 부인하면서 김 전 수사관이 지인의 수사 진행 상황을 알아보는 등의 비위에 연루, 검찰로 돌아간 뒤 공무상 취득한 자료를 언론에 배포한다며 고발했다. 당시 고발인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명의였다. 고발장을 접수한 검찰은 4개월가량 수사를 벌여 이날 기소했다.



김 전 수사관 "법의 날 법치가 사망"
김 전 수사관 변호인은 공식입장을 통해 반박했다. 김 전 수사관 측은 “이제 청와대 비위를 제보하려면 해임과 형사처벌을 감수해야 한다”며“법의 날 법치가 사망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무상 비밀누설죄는, 어떠한 정보가 비밀로 보호할 가치가 있고 그 비밀을 누설했을 때 국가기능이 훼손돼야 성립하는 범죄”라며“청와대의 비위가 보호할 가치가 있는 비밀인가, 청와대의 비위를 폭로해 국가기능이 훼손됐는가”라고 반문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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