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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단독] 경기도시공사 무책임한 토지사용승낙 계획… 주민들 거센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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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공모를 통한 문화복합시설의 ‘상업 시설화’ 비난을 받는 제일건설 컨소시엄에 대해 설계변경 허가권자인 경기도시공사가 아무런 조치 없이 ‘토지사용 승낙’을 해줄 계획이어서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경기도시공사의 이 같은 계획은 공모 후 설계 변경한 업체들에 매매계약 해지와 함께 환매권 행사에 나서 소송도 불사하고 있는 정부 산하 공사와는 판이한 행보여서 여론의 비난이 거세다.

25일 제일건설 컨소시엄과 동탄2주민들에 따르면 제일건설 측은 문제의 동탄2신도시 핵심 문화복합시설인 ‘라끄몽’(조감도) 내 상업시설을 5월부터 분양한다고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 있다. 분양은 제일건설 측이 토지 소유주인 경기도시공사에 토지 대금을 모두 납부하고 토지사용 승낙서를 받은 뒤 화성시에서 승인을 받아야 가능하다. 토지사용승낙이 이뤄지면 곧바로 착공에 들어가 상업 시설화한 설계변경안이 그대로 굳어지게 된다.

세계일보

제일건설 측은 허위 공모 비난을 받는 공모제안서를 통해 지난해 5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같은 해 8월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현재 1차 중도금을 납부한 상태다. 2차 중도금과 잔금은 오는 8월과 내년 2월 납부하기로 했지만 다음 달 분양을 위해 일정을 바꿔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까지 2차 중도금과 잔금을 한꺼번에 낸다는 계획이다.

이에 경기도시공사는 토지 대금이 납부되고 토지사용 승낙 신청서가 접수되면 예정대로 토지사용 승낙을 해주기로 했다. 경기도시공사 도시재생본부 조병헌 본부장은 “대금이 완납되고 허가지침인 문화복지시설 30% 이상과 판매시설 20% 직영 조건에 변함이 없다면 토지사용을 승낙해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허위 공모 여부 확인을 통한 설계 정정이나 상업 시설화를 제지하는 어떠한 조치나 협의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경기도시공사의 이 같은 태도는 정부 산하 기관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판이한 것이다. LH는 2017년 세종시 어진동 상업용지 1-5, 2-4를 동탄2 문화복합용지와 마찬가지로 사업제안공모 방식을 통해 A업체에 분양했다. 이 업체가 제일건설 컨소시엄처럼 설계변경을 하자 여러 번 원상회복 요청을 한 뒤 업체가 이를 무시하자 매매계약 해지와 함께 환매권 행사를 통보했다. LH는 현재 A업체와 대법원까지 가는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LH 관계자는 “LH는 토지매매 계약해지처분 무효소송과는 별개로 (소송에 패한다 하더라도) 당해 업체에서 설계 변경한 건물이 당초 현상공모 시 제출됐던 내용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판단되므로 향후 해당 업체에서 건물 용도변경 등 진행 시 공모지침서 및 약정사항 위반으로 추가적인 법률적 제재 등의 방안을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탄2신도시 내 대표적 문화복합시설의 상업 시설화를 대하는 경기도시공사와는 정반대의 행보다.

경기도시공사의 이런 행태가 알려지면서 동탄2신도시 주민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동탄2신도시 총연합회 김상균 회장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 임원회의를 소집했다”며 “동탄2신도시 주민을 우습게 아는 이번 처사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회 소속 일부 회원은 현재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한 상태다.

수원=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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