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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협력 통한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 시작부터 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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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약식서 현위치 불리 주장한 류규하 중구청장, 중도 퇴장

남은 단체장·의장끼리 협약 서명

대구CBS 류연정 기자

노컷뉴스

25일 반쪽짜리 행사가 된 대구시 신청사 건립 성공 추진을 위한 협약식. (사진=대구 북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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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청 신청사 건립 사업이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25일 오후 대구시는 시청 대회의실에서 '대구시 신청사 건립 성공 추진을 위한 협약식'을 열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참석한 8개 구·군 기초자치단체장과 의회 의장이 협약서에 서명을 하고 그 후 공론화 방법에 대한 토론을 이어가는 순서로 진행됐어야 한다.

하지만 협약식이 시작되자마자 류규하 중구청장이 공론화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참석자들끼리 갑론을박이 시작됐다.

류 중구청장은 "시청이 없었던 다른 구와 기존에 시청이 있는 중구를 똑같은 선상에서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본다. 100년 이상 시청이 이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여기에 존치하는 방법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먼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 중구청장은 협약식이 있기 전 이와 관련한 공문을 보내고 대구시 답변을 기다렸지만 대구시가 이를 무시한 채 협약식 안내만 해왔다며 이 자리에서 말을 꺼낼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타당성 조사에서 현 위치가 도저히 신청사 부지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결과가 나오면 그때 (시청사 이전에 따른) 도심 공동화 대책을 마련한 뒤 다른 구청에 유치 신청을 받는 절차로 진행해야 한다"며 공론화위원회가 현 위치 건립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선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경북도청 후적지를 후보지로 밀고 있는 배광식 북구청장은 "공론화위원회에서 신청사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 후보지를 평가할테고 중구가 그 기준에 맞다면 존치되고, 적합하지 않으면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식이 되지 않겠나. 현 청사를 존치하는 게 맞냐고 새롭게 논의할 때는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김태일 공론화위원장은 "시청이 무조건 중구에서 빠져나간다는 것을 전제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다"며 "똑같은 조건 속에서 시민들에게 준엄한 선택의 기회를 줘야하며 중구 기존 위치가 가진 장점은 경쟁 과정에서 시민들에게 잘 설득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서울 시청을 지을 때도 존치냐 이전이냐 얘기가 많았다. 하지만 현 청사에 지을 지 말 지 부터 용역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세상 어디에도 그런 방식은 없다"고 못박으면서도 "중구청장과 중구의장이 우려하는 건 충분히 알겠고 이에 대해 같이 협의하고 고민할 준비가 돼있다"고 달랬다.

다만 권 시장은 만약 신청사 이전지에서 탈락하게 되면 그에 따른 대안이 필요하다는 중구청장의 요구에는 "그렇게 되면 후보지를 내지 않은 곳과의 형펑성 문제가 생긴다"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노컷뉴스

28일 신청사 건립 협약식에서 중도 퇴장하는 류규하 대구 중구청장. (사진=대구 중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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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류규하 중구청장-오상석 중구의회 의장과 권영진 시장-김태일 공론화위원장의 대립이 수십분간 이어졌으며 한때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이후 류한국 서구청장, 조재구 남구청장, 배기철 동구청장은 발언권을 얻어 중구 입장에 공감을 표하는 한편 유치에 실패했을 경우 구·군이 걱정하는 바에 대해 공론화위원회가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결국 류규하 중구청장과 오상석 중구의회 의장은 현 위치 존치에 대한 타당성 연구가 선행될 수 없다는 권 시장과 공론화위의 답에 실망해 중도 퇴장했다.

류 중구청장은 회의 시작 50분 만에 "현 상황에서 협약에 서명할 수 없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나머지 단체장과 의장들은 상호 신뢰와 협력을 통해 신청사 건립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는 협의서에 서명한 뒤 토론을 이어갔다.

하지만 행사가 예정과 달리 각 구·군 입장 성토의 장, 공론화위원회를 향한 의심을 여실히 드러내는 자리에 그치면서 이날 행사 취지는 퇴색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시작부터 공론화위원회의 진행 방식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훗날 신청사 부지가 정해진다 하더라도 얼마나 수용성이 있을 지 우려스럽다는 평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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