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4 (토)

대형 야외극 ‘맥베스’ 등 볼거리 풍성…‘의정부’에 가면 즐거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내달 10일부터 ‘음악극축제’ 개최

국내외 40여개 단체 70여회 공연

경향신문

폴란드 극단 ‘비우로 포드리지’가 공연하는 대형 야외극 <맥베스>(왼쪽 사진)와 프랑스 극단 ‘라 코르도네리’가 선보이는 <백설공주(또는 베를린 장벽의 붕괴)>의 한 장면. 의정부음악극축제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음악극’에 오롯이 초점을 맞춘 의정부음악극축제(집행위원장 박형식, 총감독 이훈)가 막을 올린다. 5월10일부터 19일까지 열흘간 의정부 예술의전당 및 시청 광장에서 열린다. 18회째를 맞은 올해에는 ‘Connecting Roads : 잇다’라는 주제를 내걸었다. 이훈 감독은 “끊어진 길을 잇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하면서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갈등과 단절을 극복해보자는 것, 아울러 남북의 끊어진 길도 이어지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고 밝혔다.

이번 축제에서는 한국, 덴마크, 미국, 이탈리아, 프랑스, 폴란드, 호주 등 7개국에서 40여개 단체가 참여해 총 70여회의 공연을 펼친다.

가장 관심을 끄는 공연들은 역시 공식 초청작 6편이다. 개막작으로 초청된 작품은 폴란드의 극단 ‘비우로 포드리지’의 <맥베스>다. 10~11일 시청 앞 광장에서 펼쳐지는 대형 야외극이다. 이 극단은 10년 전에도 의정부음악극축제에서 공연했고 이번에 다시 초청받았다. 이 감독은 “지금까지 축제에서 선보였던 작품들 가운데, 관객과 평론가들이 가장 호평했던 작품으로 기억한다”면서 “10년 전과 지금을 잇는다는 마음으로 다시 공연한다”고 설명했다.

알려져 있듯이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가운데 한 편으로 꼽히는 <맥베스>는 어둡고 무거운 작품이다. ‘이런 작품이 야외 공연으로 적합할까’라는 의구심에 대해 이 감독은 “기존에 생각하던 <맥베스>와 매우 다를 것”이라면서 “공연 중에 오토바이가 달리는 등 아주 역동적이고 볼거리가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야외에서 <맥베스>를 공연하는 이틀 동안 의정부 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는 프랑스의 극단 ‘라 코르도네리’의 <백설공주(또는 베를린 장벽의 붕괴)>가 관객을 기다린다. 제목이 암시하듯이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의 상황과 널리 알려진 동화 <백설공주>를 결합했다. 공연과 영상이 연결되는 ‘시네마 퍼포먼스’ 형태의 작품이다. 이 감독은 “주인공과 의붓어머니가 갈등의 고리를 뛰어넘어 다시 이어지는 과정을 그린다”면서 “1989년 베를린의 상황을 극으로 가져오면서, 인간관계의 회복뿐 아니라 분단의 극복이라는 메시지도 함께 전하는 문제작”이라고 설명했다.

주최 측에서 개막작만큼 심혈을 기울이는 공연은 역시 마지막을 장식하는 작품이다. 18~19일 의정부 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는 미국의 연출가 제프 소벨의 <HOME>이 폐막작으로 무대에 올라간다. 지난해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에도 초청됐던 이 작품은 ‘집’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라이브 음악과 움직임, 마술 등으로 젠트리피케이션과 이주 문제 등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공연이다. 이 감독은 “한마디로 ‘집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면서 “집을 재산 증식의 수단으로 여기는 한국 사회에서 시의적절한 공연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목이 암시하듯이 “집은 하우스(House)가 아니라 홈(Home)이라는 것,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사는 곳’ ‘관계를 만드는 곳’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는 설명도 내놨다.

대극장에서 <HOME>이 공연되는 이틀 동안 소극장에서는 한국과 덴마크 예술가들이 공동 작업한 <무빙스토리>가 펼쳐진다.

일체의 대사 없이 한국의 전통음악과 덴마크의 음악, 아울러 신체의 움직임만으로 이뤄지는 공연이다. 세계 공통의 이슈인 ‘난민 문제’를 다룬다. 이 감독은 “무대와 관객이 이분법적으로 나뉘는 기존 공연들과 매우 다를 것”이라며 “배우와 관객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공연, 현장에서 관객들과 함께 완성하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학수 선임기자 sachimo@kyunghyang.com

최신 뉴스두고 두고 읽는 뉴스인기 무료만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