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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TF현장] 한국당, 정개특위 회의장 앞 '철통방어'…'아무도 못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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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의원들은 25일 오후부터 선거제 개혁안을 논의하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장(행정안전위원회 회의실) 앞에 의자를 놓고 앉은 채 출입을 봉쇄했다. /국회=허주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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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의원과 보좌진 수십 명 저지에 여야 4당 회의장 진입 실패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여야 4당이 선거제·사법개혁안 패스트트랙 지정을 예고한 25일 선거제 개혁안을 논의하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장(행정안전위원회 회의실) 앞은 하루 종일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보좌진들의 철통받어가 이어지고 있다.

전날부터 회의장을 점거한 한국당 의원들 30여 명은 이날 오후 1시 40분께부터 행안위 회의실 입구로 나와 의자를 배치하고, 의원들이 자리에 앉아 회의실 앞을 지켰다. 잠시 후 한 한국당 의원이 "의원회관에 있는 보좌진들도 (사무실) 문 잠그고, 다 이리로 오라고 하라"고 했고, 잠시 뒤 보좌진들 수십 명이 속속 도착했다.

오후 2시 48분께 장기전을 예상한 듯 한국당 소속 정개특위 위원 김재원·장제원 의원이 "보좌진들도 힘 빼지 말고 앉아서 쉬어요, 최소 2시간 동안을 별 일 없을 거야"라고 말했다. 오신환 의원을 대신해 바른미래당 사개특위 위원으로 들어간 채이배 의원이 이때쯤 '의원실 감금'에서 풀려나 공직자비리수사처법(공수처법) 조정을 위한 사개특위 회의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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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정개특위 회의를 저지하기 위해 회의장 앞 복도와 출입문을 가득 채운 한국당 의원들과 당직자들. /허주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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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보좌진들은 은색의 긴 돗자리를 가져와 국회 행안위 회의실 복도 양 쪽에 깔아 앉아서 장기전을 대비하기 시작했다. 한국당 의원들과 보좌진들의 행안위 회의실 점거 농성이 계속된 가운데 이날 오후 5시 38분 께 나경원 원내대표가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와 함께 이곳을 찾았다.

나 원내대표는 행안위 회의실 앞을 지키고 있던 동료 의원과 함께 '민생파탄 좌파독재', '경제파탄 외면 좌파독재법안 날치기' 등의 피켓을 들고 "불법 사보임 즉각 철회하라", "국회의장 사퇴하라", "좌파독재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고 한국당 의원들이 지키는 다른 회의장으로 이동했다.

장 의원은 취재진에게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은 (패스트트랙 관련) 아는 게 없다고 한다. 4당 원내대표가 본인에게 이야기하면 그대로 한다고 했다"며 "심 위원장이 언제부터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 수하로 들어갔나. 이게 정의인가, 개혁인가, 개혁은 절차와 과정이 중요하다. 국회의원 3분의1이, 제1야당이 반대하는데,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그건 개혁이 아니다. 정치 역사를 퇴보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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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김무성·유기준·신상진·김성원 의원 등 수십 명이 정개특위 회의장 앞에 앉아 출입문을 봉쇄하고 있다. /허주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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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의원은 이어 "심 위원장이 정정당당하게 회의를 열려고 했다면 오전 10시에 열었어야 하는데, 이 때까지 회의를 열지 않고 있는 것은 사개특위 법안 정리가 안 됐기 때문"이라며 "결국 선거제 개정안은 공수처법에 종속됐다는 게 드러난 것이다. 이런 코미디가 어디 있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누더기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 군소정당이 난립해 국회가 뒷거래 암거래 시장이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이해관계를 좁히기 위해 말도 안 되는 것들을 이것저것 붙여 패키지로 해야 한다. 어떻게 선거제를 공수처와 쌈싸 먹을 수 있나"라고 혹평했다.

이날 오후 6시 15분 께 나 원내대표는 다시 이곳을 찾아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과 임재훈 의훈의 사개특위 사보임 소식을 전했다. 나 원내대표는 의원들을 향해 "사보임 얘기 들으셨나, 이런 나라가 어디 있나"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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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개특위 회의장 앞을 지키는 한국당 의원과 당직자들. /허주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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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금 정말 대한민국 국회에서 있어선 안 될 의회민주주의 붕괴 사건 일어나고 있다. 바른미래당이 사개특위 위원을 오신환 의원에서 채이배 의원으로 사보임 하더니 이번엔 권은희 의원을 임재훈 의원으로 사보임 했다"며 "이게 말이나 되나, 이게 대한민국 맞나, 찬성하는 사람끼리만 투표하겠다는 것이냐"고 맹비난했다.

여야 4당 정개특위 위원들, 이해찬 민주당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윤소하 원내대표 등은 이날 오후 9시 20분 께 행안위 회의장 진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한국당 의원들과 보좌진들은 '헌법수호', '독재타도', '물러가라' 구호 등을 외치며 결사 항전했다. 결국 장 의원의 제안으로 심상정 위원장, 김성식 의원, 장 의원 간 간사회동이 열린 후 민주당과 정의당 의원들은 일단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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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소속 보좌진들이 25일 오후 11시를 넘긴 시각 도시락을 먹으며, 정개특위 회의장 복도에 앉아 있다. /이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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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의원은 간사 회동 직후 기자들에게 "이해찬 대표도 간사 회동 내용을 함께 들었다"며 "선거법 개정은 게임의 룰을 만드는 것인데, 국회의원의 3분의1 이상인 제1야당을 따돌리고 강제 입법 시도를 하는 건 옳지 않은 것 아니냐고 따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방적으로 패스트트랙에 태우고, 이후에 협상하자는 것은 협박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설득했다"며 "제가 읍소하듯이 말씀을 드렸고, (이 대표가) 민주당 의원들을 다시 소집해 회의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1시가 넘어가는 시간 행안위 회의실 앞은 여전히 한국당 의원들과 보좌진들, 일부 취재진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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