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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사설] 고비용 구조 못 버티고 결국 베트남으로 떠나는 LG 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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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국내에서 스마트폰을 생산하지 않기로 했다. 평택 공장을 연말까지 폐쇄하고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겠다는 것이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밝혔지만 생산비가 싼 곳으로 거점을 옮겨 손실을 줄이려는 고육책이라고 볼 수 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LG전자 MC사업본부는 누적 적자가 3조원에 달해 경영 효율화를 통한 비용 절감이 절박했다.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수요가 정체된 상황에서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이 약진하며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꼽힌다.

국내 공장의 저생산성과 고비용 구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은 LG전자만이 아니다. 모든 제조업체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다. 한국경제연구원이 41개국을 대상으로 분석한 '제조업 생산성 및 단위노동비용 국제 비교'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1인당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2002~2009년에는 연평균 7%로 5위였지만 2010~2017년에는 2.8%로 28위까지 추락했다. 일본과 독일같이 인건비가 높은 선진국에 비해서도 낮았다. 조사 대상 전체 국가의 연평균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3.4%에서 3.5%로 오히려 상승했다. 제품 하나를 만드는 데 소요되는 단위노동비용도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전체 국가 평균은 1.7% 감소했지만 우리만 2.2% 상승한 것이다.

문제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노동비용 상승세를 꺾기 힘들다는 점이다. 효율화와 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지 못하면 제조업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추가 투자는커녕 국내 생산을 중단하는 기업들이 속출할 게 뻔하다. 제조업 엑소더스를 막고 성장을 이어가려면 먼저 저생산성과 고비용 구조를 깨야 한다. 노동시장 유연화를 비롯한 과감한 개혁 정책이 시급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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