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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판 커지는 TDF 시장…삼성자산운용 '독주'·미래에셋운용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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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탁고 1위 독주를 이어가는 삼성자산운용(왼쪽)과 그 뒤를 바짝 쫓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깃데이트펀드(TDF)에 대한 수익률 제고 경쟁이 치열하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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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사 TDF 수익률 제고 경쟁 '후끈'

[더팩트ㅣ지예은 기자] 은퇴 시점에 따라 자산별 투자 비중을 자동 배분해주는 타깃데이트펀드(TDF)에 대한 자산운용사들의 수익률 제고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TDF 수탁고 1위 삼성자산운용과 그 뒤를 쫓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설정액 10억 원 이상의 펀드를 집계한 결과 전체 TDF 설정액은 1조4901억 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17년 말 기준 6100억 원 수준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국내 TDF 상품은 총 73개에 달하며 올해 들어 수익률 평균은 9.64%를 기록했다.

고령화 시대가 다가오면서 은퇴 이후와 노후 대비 필요성이 증가하면서 자산 비축에 관심이 높아지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TDF로 쏠리고 있다. TDF는 고객이 선택한 은퇴 시점에 맞춰 자산별 투자 비중을 주식과 채권 등에 조정해주는 상품이다. 안전성이 우수하고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기에 공모펀드 중에서도 TDF에 자금유입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5년 단위로 은퇴 시점을 상정한 한국형TDF 시리즈 총 9개를 갖추고 있다. 연금에 특화된 초장기 투자상품인 만큼 높은 수익률과 변동성을 최소화한 운용 노하우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로 출시 3주년을 맞이한 삼성 한국형TDF 시리즈는 지난 19일 기준 수탁액 5500억 원을 돌파했다. 출시 1년 만인 2017년 4월 1000억 원을 넘어서고 지난해 1월에는 3000억 원을 넘겼다. 지난해 같은 하락장에서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하나도 없었으며 10월 기준 5000억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삼성자산운용은 미국 캐피털그룹과 협업해 2016년 4월 TDF를 신규 출시했다. 미국·유럽·이머징 마켓 등 전세계 70여 개국, 1200여 개 글로벌 주식과 채권에 투자해 연금투자 상품으로서 낮은 변동성을 유지한 채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었다.

삼성자산운용의 9개 TDF 라인업 중에 '삼성한국형TDF2045증권투자신탁H[주식혼합-재간접형]_Cp(퇴직연금)'은 지난 2016년 4월 설정 이후 지난 24일까지 24.32%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 설정액이 1196억 원으로 가장 많은 '삼성한국형TDF2020H[채권혼합-재간접]_Cp(퇴직연금)'은 동기간 11.21% 수익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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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운용업계에 따르면 TDF 시장이 3년 만에 약 1조5000억 원으로 급성장한 가운데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다양한 상품을 내놓으며 투자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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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자산운용의 TDF 상품 출시는 사실 국내 최초가 아니다. 하지만 변동성 관리의 강점을 살려 본격적으로 국내 TDF 시대를 열면서 시장 선두 지위를 구축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삼성 한국형TDF가 노후자금 마련을 위한 대표적인 연금상품으로 자리 잡았다"며 "글로벌하게 분산 투자가 가능해 낮은 변동성을 유지한 채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수익률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며 삼성자산운용의 뒤를 맹추격하고 있다. 과거 두 운용사는 수탁고에서 큰 격차를 보였지만 최근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차별화된 TDF 상품을 통해 시장 선두를 노리고 있다. 지난 2011년 TDF 상품을 국내에서 최초로 내놓았고 현재는 운용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인 총 12개를 운용 중에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자산배분'과 '전략배분'으로 TDF 상품을 나눠 다양한 투자자들의 입맛을 충족시킨다. 자산배분 TDF의 경우 타 운용사 상품과 운용 방식이 같다. 반면 전략배분의 경우 기본수익전략·자본수익전략·멀티인컴전략·절대수익전략 등 네 가지 전략으로 배분해 운용된다는 특징이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DF 수탁고 규모는 5160억 원으로 삼성자산운용과 불과 500억 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지난해 상반기 약 1500억 원 차이를 보였던 두 운용사의 수탁고 격차는 올해 들어 크게 줄였다. 이는 국내 TDF 상품 중 가장 큰 규모인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25' 시리즈 수탁고가 1600억 원을 돌파한 덕분이다.

특히 전략배분 상품의 수익률이 돋보였다.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25년혼합자산투자신탁종류C-P2'의 경우 올해 들어서만 7.47%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출시 후 2년간 상위 '톱3' 수익률을 기록한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45년·2040년·2035년의 성과는 각각 18.2%, 17.71%, 16.81%에 달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공격적인 전략과 운용을 강점으로 꼽고 있다. 게다가 멀티인컴전략군에서 부동산 인프라 자산에 재간접 투자도 가능하도록 상품을 개발한 것을 타 운용사와 가장 큰 차별화로 보고 있다. 이규석 미래에셋자산운용 퇴직연금솔루션본부 상무는 "부동산 인프라 투자에 있어 현재 맥쿼리인프라, 맵스리얼티 펀드 등을 꾸준히 매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상무는 "상품이 워낙 다양하다 보니 TDF 상품을 국내 최초 출시했음에도 초반에 지금만큼 집중하지 못한 면은 사실이다"고 고백했다. 이어 "다만 미래에셋만의 특화된 자산배분과 전략배분이라는 '투 트랙 전략'으로 높은 수익률은 물론 시장의 점유율도 높이고 있다"며 "액티브 펀드와 패시브 펀드의 특성을 각각 가진 두 상품에 미래에셋만의 차별화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장이 앞으로도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자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다양한 TDF 상품으로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TDF를 비롯한 연금펀드의 운용 성과가 곧 자산운용사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다만 투자자들이 몰려 시장이 커지면 각 사의 펀드 순자산이 늘어날 수 있어 더 좋은 상품 개발에 힘써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부동산에만 기댔던 국내 투자자들이 일정한 현금 수입이 발생하는 금융자산에 대한 투자를 점차 늘려가고 있다"면서 "미국 TDF 시장이 꾸준히 늘어나는 것처럼 국내에서도 해당 시장이 성장기에 들어선 듯하다. 은퇴자산의 성격상 앞으로 유입되는 투자 자금 규모는 더 커지면서 운용 시장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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