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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하나 둘 나오는 서울 강남 재건축 분양, 고분양가에도 흥행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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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 단지 2곳이 동시에 분양에 들어갔다. 3.3㎡당 분양가가 모두 4500만원을 넘어 인근 시세와 크게 차이나지 않지만, 강남 지역에 들어서는 브랜드 아파트라는 점에서 청약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음달 강남권 분양이 본격화할 예정이어서 이번 청약성적이 향후 강남 청약시장의 추이와 분양가 등을 나타내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GS건설은 26일 서초구 방배동 방배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방배그랑자이’ 견복주택을 열고 분양일정에 돌입했다. 방배그랑자이는 지하 5층~최고 20층, 8개동으로 구성되며 전체 758가구 중 256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4687만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승인한 일반 아파트 기준 최고 수준이다.

경향신문

26일 문 연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그랑자이’ 견본주택에 방문객들이 청약 상담을 받고 있다. |GS건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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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도 이날 강남구 개포택지개발지구 내 일원 대우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디에이치 포레센트’ 견본주택을 열었다. 지하 3층~지상 22층, 4개 동으로 구성되는데 전체 184가구 중 62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소규모 단지임에도 평균 3.3㎡당 4569만원으로 정해졌다.

시장에서는 두 단지의 분양가를 다소 높은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 인근 시세와 비교하면 1억원 이상 저렴하지만, 최근 강남 아파트 매매가격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분양가는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어 예전처럼 큰 시세차익을 보기 어렵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관심은 두 단지의 청약경쟁률로 쏠린다. 전문가들은 1순위 청약에서 상당수의 주택형이 주인을 찾지 못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분양가가 9억원을 초과해 중도금 집단대출이 어려운데, 은행 도움 없이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무주택 실수요자는 많지 않다는 것이다. 또 최근 집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무주택 실거주 위주로 청약제도가 바뀌면서 청약 수요도 줄었다. 실제로 이날 두 단지의 견본주택은 예상외로 한산했다.

이에 따라 대개는 예비당첨까지 계약한 뒤 남은 물량을 별도 분양하는 무순위 추첨 방식으로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GS건설은 이런 경우를 대비해 일찌감치 본 계약 전 실시하는 사전 무순위 추첨 홍보에 열을 올려왔다. 무순위 추첨은 만 19세 이상이면 주택 보유 여부와 상관없이 청약을 신청할 수 있는 것으로, 당첨 후 포기해도 재당첨 제한 등의 불이익이 없다. 그러다보니 현금부자들의 특별공급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1주택자의 갈아타기 수요와 새 아파트에 대한 선호현상 등으로 분양 자체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다만 두 단지의 청약경쟁률과 무순위 추첨 경쟁률 등은 개포4단지, 개나리 4차, 청담삼익 등 올해 상반기로 분양계획이 잡혀있는 재건축 단지들의 분양전략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대출규제와 고분양가 때문에 강남 신축 아파트가 더 이상 로또가 아니다”며 “최근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져 안전자산이 아니면 사지 않는 경향이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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