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릴랜드대학 의과대학 Stephen B. Logget 박사가 폐와 연결된 기도의 평활근 세포에서 혀에 있는 쓴맛 수용체와 동일한 ‘2형맛 수용체’ 단백질이 발현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쓴맛이 폐의 기도를 크고 깊게 확장한 것이다.
또한 벨기에의 루벵 카톨릭대학 연구팀은 쓴맛 물질이 위 속의 쓴맛 수용체와 결합했을 때 식욕촉진 호르몬인 그렐린 분비가 왕성해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게다가 쓴맛 물질은 식욕을 높여 단기적으로 식사량을 늘리지만 위의 소화 속도를 늦춰 결국 식사량을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 아래 이야기하는 대표적인 쓴맛 채소로 오늘부터 건강을 챙기는 건 어떨까?
버릴 것 없는 착한 채소, 머위
△ 사진 = 농촌진흥청
봄에 먹을 수 있는 계절 채소로 머위에 다량 함유된 폴리페놀 성분 때문에 쓴맛이 난다. 이는 대표적인 항산화 물질로 항암작용을 하고 심장 질환을 막는다. 잎에는 비타민 A가 아주 많이 함유되어 있고 칼슘이 많이 들어 있다.
폴리페놀은 수용성이므로 너무 쓸 때는 줄기를 약간 데친 후 껍질을 벗겨 요리하면 된다. 버릴 것이 없는 머위는 꽃은 덜 피었을 때 튀김으로, 잎은 삶아 양념 무침으로, 줄기는 장아찌로 만들어 먹으면 좋다.
오키나와 사람의 장수 비결, 여주
여름에 주로 나는 여주(Bitter gourd)는 쓴맛 때문에 ‘쓴오이’라고도 부른다. 쓴맛의 원인인 모모루데신은 식욕을 살리고 피를 깨끗하게 만들고 혈압을 안정시킨다. 오키나와의 장수 식품으로 유명한 여주는 혈당을 낮추는 카란틴과 식물성 인슐린 호르몬이라 불리는 폴리펩타이드 성분이 있어 당뇨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
또한 여주 안에는 비타민 C가 식물 중에서도 가장 많이 들어 있는데 과육이 단단하고 강한 세포벽으로 되어 있어 열을 가해도 비타민 C가 파괴되지 않아 볶거나 데쳐 먹어도 그대로 영양소를 흡수할 수가 있다.
고기와 찰떡궁합, 더덕
한국 산에서 나는 더덕은 특유의 향긋한 향에 비해 쓴맛이 나는 뿌리채소다. 알칼리성 식품으로 고기류와 함께 먹으면 산성 성분이 중화된다. 더덕에는 다량의 사포닌과 칼슘, 철이 들어 있어 혈관 질환, 암 예방,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되고 주성분 중 하나인 이눌린은 혈당 조절을 돕는 천연 인슐린으로 불린다. 최근에는 더덕이 비만을 방지하고, 간 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쌉싸름한 밥도둑, 고들빼기
이른 봄, 늦가을에 맛이 나는 고들빼기는 사포닌 때문에 떫고 쓴맛이 독특하다. 사포닌은 소화기능을 좋게 해 위장에 좋고 섬유질이 풍부하고 베타카로틴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입맛이 떨어질 때 먹으면 좋다. 너무 굵으면 드세서 먹기 힘드므로 잔뿌리는 적으면서 잎은 연한 것으로 골라야 한다. 쓴맛이 워낙 강해 물에 2~3일 동안 담가서 우려낸 다음 소금물에 절여 김치로 담그면 쓴맛은 중화하고 감칠맛이 나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이보미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bom@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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