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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단독] 급여 인상·인력 충원 등 르노삼성 노사 잠정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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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단체협약 타결의 단초를 이끌어낸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다음달 2일 최종 타결을 시도한다. 생산 절벽으로 '연말 1교대 전환' 가능성이 대두되자 노사는 인력 충원·급여 증액 등 노조의 일부 요구안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지역 르노삼성차 협력사 150곳도 최종 합의를 고대하는 호소문을 노사에 보냈다.

2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 노사는 지난 25일까지 사흘간 집중 교섭을 통해 이견을 좁혔다. 노사는 다음달 2일 향후 협상 일정을 정해 임단협 타결 논의를 재개한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근로 강도 완화를 위한 노조의 인력 충원 요구와 급여 인상안을 일부 수용했다. 다만 핵심 쟁점인 작업 전환 배치에 대한 노조 합의권 부여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

르노삼성차 노조 관계자는 "이전까지 협상이 이견만 확인한 채 끝났다면 최근에는 협상 타결을 위한 방안을 조율하는 데까지 나아갔다"며 "더 이상 경영 악화를 두고 볼 수 없다는 점에 노사 모두 절실히 동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르노그룹 본사가 제안한 시한인 지난달 8일까지 임단협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한 달 넘게 끌면서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은 생산 차질이 심각하다. 노조가 지난해 10월부터 7개월째 부분파업을 벌이면서 연 10만대씩 생산돼 부산공장 전체 양산차(연 21만대)의 절반을 차지하는 북미 수출용 닛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는 올해 6만대로 주문량이 떨어졌다. 로그 판매가 부진한 데다 노조 파업 장기화로 생산 차질을 우려한 닛산이 2만4000대를 일본 규슈 공장으로 돌려서다. 여기에 르노삼성차는 임단협을 계속 질질 끌 경우 로그를 대체할 르노삼성차 신형 크로스오버 SUV 'XM3'의 유럽 수출 물량 8만대(연간)를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에 넘긴다는 방침이다. 사측은 "타결이 계속 불발되면 현 2교대인 부산공장 근로체계를 연말에 1교대로 전환하고, 수백 명을 구조조정해야 한다"고 노조에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최근 임단협 타결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생산 정상화 조짐도 보이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닷새로 예고했던 부산공장 일시 가동 중단(셧다운)을 다음달 1일까지 사흘간으로 줄였다. 9월 말까지였던 로그 위탁생산 기간도 연말까지 연장됐다.

르노삼성 협력사들도 임단협 타결을 독려하고 있다.

르노삼성차 부품사협의회에 따르면 협회장인 나기원 신흥기공 대표를 비롯해 150개 부품 협력사 대표들은 이날 부산 사상구 한 호텔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조기 타결을 위한 호소문을 작성했다.

150개사 대표들은 최근 노사 간 협상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바뀐 점을 평가하며 각 사 애로사항을 종합해 호소문에 담았다. 협의회 관계자는 "호소문에는 임단협 장기화와 부분파업 누적으로 부품 협력사들까지 어려움이 전이되고 있다는 내용을 반영했다"며 "특히 2·3차 협력사의 경우 사업을 포기해야 할 만큼 한계 상황에 이르렀음을 절박하게 담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성장과 상생의 동반자인 부품 협력사들의 심각한 어려움을 외면하지 말고 5월 2일 협상 테이블에서 최종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산 = 박동민 기자 / 서울 =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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