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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마크롱 “소득세 대폭 인하”…‘노란 조끼’ 달래기 대국민 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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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층 전유물 된 ‘에나’ 폐지도



경향신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사진)이 25일(현지시간) 소득세를 큰 폭으로 내리겠다고 발표했다. 정·관·재계에 엘리트를 배출해온 국립행정학교(ENA·에나) 폐지 계획도 밝혔다. 그는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에서 TV로 생방송된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노란 조끼’ 시위로 촉발된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각종 정책들을 새롭게 내놓은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빈부격차를 줄이는 최선의 해법은 일하는 사람들, 특히 중산층과 최대 다수 시민들의 세금을 줄이는 것”이라면서 “일하는 사람들의 소득세를 대폭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득세 인하에 따른 세수 감소분을 50억유로(약 6조5000억원)로 추산하고 법인세 감면 축소, 노동시간 연장, 공공지출 감축 등으로 메우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체제의 근본적인 개혁도 약속했다. 국민투표 요건을 완화해 직접민주주의 요소를 강화하고, 국회의원 수를 줄이며, 소수정당에 불리한 의회 내 제도들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에나 폐지 방침은 고위 공무원 제도 개혁 차원에서 나왔다. 그는 “새로운 것을 만들기 위해 에나를 폐지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나는 2차대전 당시 나치에 부역한 프랑스 관료들을 청산하고 계층에 상관없이 능력에 따라 공무원을 선발한다는 취지로 1945년 설립됐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고관대작이나 부유층 자녀들의 전유물이자 정·관·재계 카르텔을 강화시키는 도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에나 출신이다.

다만 그는 ‘노란 조끼’ 시위대가 요구한 부유세 부활 요구는 일축했다.

대국민 담화로 지난해 11월부터 주말마다 이어지고 있는 ‘노란 조끼’ 시위가 진정될지는 미지수다. ‘노란 조끼’ 운동의 주요 인물 중 한 명인 막심 니콜은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5개월간 우리가 거리에서 외친 것을 전혀 듣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AFP가 전했다.

김재중 기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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