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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임경희의문화재풍경] 모두가 윈윈하는 문화재 국제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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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최근 우리나라와 우즈베키스탄은 문화유산 공적개발사업(ODA)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아프로시압박물관 전시 개선과 유물 보존처리 역량 향상 지원 등이 주 내용이다. 아프로시압박물관에는 양국 모두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 7세기에 제작된 궁전벽화(사진)가 있다. 벽화에는 깃털이 꽂힌 모자를 쓰고, 손잡이 머리가 둥근 칼을 찬 인물이 둘 그려져 있는데, 바로 고구려 사신이다. 7세기 고구려와 중앙아시아 간 교류를 보여주는 문화유산 보존에 양국이 협력하는 것이다.

개발도상국의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ODA는 자금 원조 외에도 기술협력, 교육, 정보제공 등도 포함하고 있다. 한국전쟁 이후 국제사회의 ODA가 우리나라의 빠른 극복과 발전에 도움을 줬다. 현재 경제, 사회적 발전을 모두 이룬 우리나라는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 바뀌었다. 문화재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석굴암 보수공사가 본격적으로 시도된 1958년부터 석굴 내 누수 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던 정부는 유네스코에 기술 자문을 요청했다. 이에 1961년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문화재보존복구센터(ICCROM)의 플랜더리스(H. Plenderleith) 센터장이 직접 현장을 조사하고, 보고서를 제출했다. 1967년 발간된 ‘석굴암수리보수공사보고서’에서는 이때의 조사를 ‘석굴대책 논의의 종지부를 찍고’, ‘최초의 착수’가 이루어진 걸로 평가했다. 당시 관계자들은 유네스코와 ICCROM의 기술 자문을 그만큼 큰 도움이었다고 평가한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석굴암 보수를 도와주었던 바로 그 유네스코와 ICCROM에 아시아태평양지역 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신탁기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캄보디아의 프레아피투 사원은 보존정비를 하면서, 현지 인력의 역량 향상 교육도 진행 중이다. 문화유산 ODA로 자금이나 기술력을 제공하면 상대국도 도움이 되지만, 우리 역시 더 다양한 문화와 역사 정보를 축적하게 되고, 이는 우리나라 문화재 보존에 직접적 도움이 된다. 모두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국제협력, 더욱 확대해 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임경희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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