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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스리랑카 추가테러 우려 증폭…성당도 모스크도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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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일요 미사 취소…정부 "모스크 예배 삼가라"

美 국무부, 외교관 자녀 등에 철수 명령

연합뉴스

테러가 발생한 스리랑카 성 안토니오 성당 앞을 무장 군인이 지키고 있다.
[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부활절 테러' 일주일을 맞는 스리랑카에 추가테러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다시 테러의 타깃이 될지 모른다는 걱정에 가톨릭과 이슬람 모두 성당과 모스크에서의 예배를 자제하고 나선 가운데 미국은 스리랑카 주재 공무원 자녀들에게 철수를 명령했다.

스리랑카의 말콤 란지트 추기경은 "(참사가) 되풀이되길 원치 않는다"며 신자들에게 안전을 위해 집에 머물라고 당부했다고 AP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스리랑카 가톨릭은 당분간 전국의 모든 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하지 않기로 했다.

부활절인 지난 21일 스리랑카에서는 성당과 교회 등 전국 8곳에서 동시다발적인 폭발 테러가 발생해 지금까지 253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여전히 붙잡히지 않은 용의자들이 많은 데다 사상자 집계에 오류가 발생하고, 무고한 대학생을 용의자로 지목하는 등 정부 대응에도 혼선이 이어지는 가운데 추가적인 참사 우려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테러의 타깃이 될까 두려워하는 것은 천주교나 기독교도들만은 아니다.

이번 테러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소행으로 알려지고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배후를 자처하면서, 스리랑카 인구의 10%가량인 무슬림들도 보복테러 등 또 다른 폭력사태를 걱정하고 있다.

스리랑카 당국은 이슬람 예배일인 금요일을 앞두고 무슬림들에게 모스크에 가지 말고 집에서 예배하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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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 거주지를 순찰하는 스리랑카 경찰
[AP=연합뉴스]



예배를 그대로 진행한 모스크엔 무장 경찰이 배치되는 등 경비가 삼엄해졌다.

한 무슬림은 AP통신에 "부활절 테러범들은 무슬림이 아니다. 짐승이다. 그들에겐 해줄 욕도 부족하다"고 비난했다.

긴장감은 종교 시설 밖에서도 감지된다.

스리랑카 주요 도시에서 많은 가게가 문을 닫았고 거리엔 인적이 끊겼으며, 곳곳에 무장 병력이 배치됐다고 AP는 전했다.

스리랑카인들은 26년간 이어져온 내전이 10년 전 종식된 이후 가장 큰 공포가 일상을 잠식했다고 말한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 국무부는 테러 위험에서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스리랑카에 대한 여행경보를 상향했다.

국무부는 테러 직후인 21일 추가테러 가능성을 경고하고 스리랑카에 대한 여행 단계를 2단계 '경계 강화'로 발표했는데 며칠 만에 3단계 '여행 재고'로 올렸다.

국무부는 또 스리랑카에 있는 외교관 등 미국 정부 직원 가족 중 유치원부터 12학년(한국 고교 3학년)까지의 구성원에게 모두 스리랑카를 떠나라고 명령했다.

아울러 긴급한 업무를 담당하지 않는 정부 직원과 가족들도 원한다면 모두 철수할 수 있도록 했다.

국무부는 "테러 단체들이 스리랑카에서 공격 모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관광지나 시장, 정부시설, 예배 장소 등에서의 테러 가능성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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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 삼엄한 스리랑카의 한 모스크
[AFP=연합뉴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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