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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100년 전, 5000만 명 사상자 낸 '스페인 독감' 원리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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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성 인플루엔자 감염 치료제 개발 응용 기대

대전CBS 고형석 기자

노컷뉴스

고위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1918 pandemic virus)의 감염 기전모델. (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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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00년 전 5000만 명 이상의 사상자를 내며 인류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감염병으로 알려진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에서 독성을 일으키는 원리가 규명됐다.

고위험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새로운 항바이러스제 개발 전략과 예측, 진단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한국연구재단은 연세대 성백린 교수와 건국대 김균환‧박은숙 교수, 경희대 김광표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에서 독성을 일으키는 핵심 인자와 그 원리를 규명했다고 29일 밝혔다.

지난 1918년 발생한 스페인 독감은 5000만 명 이상의 사상자를 기록하며 인류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감염병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위험성 독감(인플루엔자) 감염은 막대한 인명 피해와 국가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 개발 연구가 절실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에서 'PB1-F2'라는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있음을 주목했다.

이것이 우리 몸의 항바이러스 역할을 하는 인터페론 베타라는 이름의 물질을 강력하게 저해해 바이러스의 병독성을 증가시키는 것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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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균환·성백린·박은숙 교수. (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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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독감 바이러스와 같이 PB1-F2 단백질의 특정 위치의 아미노산에 돌연변이가 있을 때만 이 특성이 나타났다. 돌연변이가 없는 병독성이 약한 일반적인 인플루엔자는 이런 성질을 나타내지 않았다.

돌연변이 PB1-F2는 인터페론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필수 단백질인 'DDX3'를 분해함으로써 인터페론 베타의 유도를 강력히 저해한다. 이는 바이러스로 인한 질병과 사망으로 이어진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균환 교수는 "이 연구는 향후 새로운 형태의 고위험성 인플루엔자 감염의 치료제 개발에 응용될 수 있다"며 "특정 위치의 돌연변이 규명을 통해 스페인 독감과 같은 고위험군 바이러스를 조기에 검출하고 이를 예측할 새로운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설명했다.

성백린 교수는 "최근 들어 스페인 독감과 유사한 유전적 변이와 중증 감염이 나타나고 있다"며 "100년이 지난 시점에서 높은 병원성에 대한 해석이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했다. 국제학술지 '엠보 저널(EMBO Journal)'에 지난 12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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