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가 30일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임춘한 기자] 바른미래당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후폭풍이 거세다. 당 지도부는 ‘통합’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나섰지만 당내 패스트트랙 반대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지도부 사퇴’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30일 국회에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패스트트랙) 협상 과정에서 당이 분란과 내홍을 겪었던 점에 대해서는 대표로서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저와 바른미래당에 주어진 큰 책임에 커다란 무게를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비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듯 당이 더 단합해서 한국 정치의 구도를 바꿔나가는 데 앞장서야 한다"면서도 "당을 진보나 보수, 한 쪽으로 몰고 가려는 일부 세력이 있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3의 길을 지켜온 바른미래당이 이념 도그마에 빠져서는 안 된다"며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당을 한 쪽으로 몰고 가려는 일부 세력의 책동에 대해 강력히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더는 총선을 앞두고 거대 양당 체제로 원심력이 작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제3의 길이 열려있는 만큼 바른미래당이 중심을 잡고 총선에서 승리하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손학규 당 대표와 공동 기자회견 도중, 감정이 북받치는 등 눈물을 흘리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사보임을 통해 권은희·오신환 의원에 상처를 준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죄송하다"면서 "그러나 이는 국민과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당의 상처를 이제는 우리당 의원들이 역지사지하는 마음으로 서로 치유해 주고 배제가 아닌 통합, 비난이 아닌 위로를 해주자"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러나 ‘지도부 책임론’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30일 tbs 라디오에서 “(김 원내대표가) 정상적인 판단을 한다면 자진사퇴를 하는 게 맞다”며 “지금 잘못이 너무 많고, (패스트트랙 추진) 과정에서 바른미래당이 완전히 오명을 뒤집어 썼다”고 밝혔다.

사개특위에서 강제로 사임당한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도 김 원내대표를 정조준했다. 오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의 이 사태를 만든 사람들에게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며 "불법 사ㆍ보임으로 시작된 의회민주주의의 폭거는 헌정사의 오점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안철수 전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도 가세했다. 이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김 원내대표의 사과에 진정성이 있으려면 (사ㆍ보임을) 원상복구를 시켜야 되는 거 아니냐"며 "그런데 이미 패스트트랙이 지정이 됐으니까 의미가 없고, 그러면 본인의 행위에 대한 정치적 책임 문제가 남는다"며 사실상 사퇴를 요구했다.

이 의원은"본인이 한 행위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것이 정치의 상례이고 정치의 도의에 맞다"며 "이 부분이 계속해서 당의 분열과 갈등을 일으키는 요소로 남아 있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